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프랑스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경고했다. 이번엔 미국이 추진 중인 가자지구 평화위원회 구성과 관련 프랑스의 회원국 참여 거부를 문제 삼았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CNBC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가자지구 평화위원회 참여를 사실상 거부한 것에 대해 "그는 곧 자리에서 물러날 사람이기 때문에 아무도 원하지 않는다. 그러니 괜찮다"했다. 2022년 재선에 성공한 마크롱 대통령의 5년 임기 종료는 내년 5월이나 프랑스 법에 따라 3선에 도전할 수 있다.
다만 그는 "만약 그들(프랑스)이 적대적으로 나온다면, 나는 그의 와인과 샴페인에 200% 관세를 매길 것"이라며 "관세를 부과하면 그는 (평화위원회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 물론 꼭 참여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덴마크령 그린란드 병합 문제에 이어 가자지구 평화위원회 구성까지 자신의 외교·안보 계획에 반대하는 동맹국을 또 관세 카드로 위협한 것이다.
프랑스 대통령실은 전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위원회 참여 제안을 거부했다"며 "미국이 마련한 평화위원회 헌장은 가자지구의 틀을 넘어서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유엔의 원칙, 구조와 관련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을 반대하고,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프랑스 등 유럽 8개국에 2월1일부터 관세 10%를 부과하고, 6월1일부터는 관세율을 25%로 인상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프랑스 등 유럽은 지난해 보류했던 930억유로(약 159조원) 규모의 대미 보복 관세와 통상위협대응조치(ACI) 발동 가능성을 시사하며 대응을 예고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평화위원회는 최근 언론을 통해 헌장 초안이 공개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가자지구 평화위원회 구성은 지난해 9월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가자 평화구상'에 담긴 내용으로, 평화위원회는 가자지구 전쟁 종식과 재건을 마칠 때까지 이 지역을 통지하는 최고 의사 결정 기구로 명시됐었다.
하지만 헌장 초안에 평화위원회의 활동 범위가 가자지구가 아닌 국제분쟁지역으로 확대되고 트럼프 대통령이 재정 등 위원회의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트럼프식 유엔'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사실상 회원국 상임이사국 자릿값으로 10억달러(약 1억4773만원)를 요구하는 내용도 포함돼 논란이 됐다.
평화위원회를 향한 논란이 거세지자 미국의 주요 동맹국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회원국 초청'을 거부하거나 확답을 미루며 미국과 거리를 두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개최 기간인 22일까지 평화위원회 출범을 위한 헌장에 관련국들이 서명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 17일부터 세계 각국 정상에 평화위원회 회원국 참여 초청장을 발송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명확하게 참여 의사를 밝힌 국가는 헝가리가 유일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SNS(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마크롱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공개하며 마크롱 대통령과의 회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공개된 메시지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당신이 그린란드에 대해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22일 프랑스 파리에서 G7(주요 7개국) 회의를 마련할 때니 함께 저녁 식사하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