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미국 셰일업계는 당장 부족한 공급분을 대체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 소재 셰일업체 파이오니어 내추럴 리소스 창업자인 스콧 셰필드는 셰일유 생산업체들이 중동산 원유 공급을 대체하기 위해 당장 신규 시추에 나서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 원유 공급 위기 공포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었지만 유가가 이 수준으로 유지될지 확신하기 어렵단 이유에서다. 셰필즈는 "전쟁이 끝나면 유가는 다시 빠르게 떨어질 것"이라면서 "지금의 유가 급등은 셰일 업계에 약간의 현금을 쥐여줄 뿐"이라고 했다.
텍사스 소재 라티고 페트롤리엄의 커크 에드워즈 사장 역시 "신규 투자를 결정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며 "추가 생산을 위해 이 지역 석유 생산자들이 원하는 조건은 향후 12개월 동안 안정적으로 배럴당 75달러 수준이 유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대응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고 걸프 이웃국들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했다. 세계 에너지 시장을 볼모로 미국이 공격을 끝내도록 압박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골드만삭스와 컨설팅 업체 우드매킨지는 지속적인 공급 차질은 국제유가를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세계 연료 가격을 부채질하고 인플레이션 압박을 키워 세계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3일 위기 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선 단기적으로 공급 부족을 상쇄할 중요 공급원으로 미국 셰일유를 꼽았다. 그러나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최근 전망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현재 하루 1360만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앞으로 늘어나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셰일유 증산을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JP모건의 나타샤 카네바 애널리스트는 "미국 셰일유 생산량 증가는 가능할 수 있지만 시추, 완공 및 인프라 구축에 드는 시간을 고려하면 추가 공급까진 몇 달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