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에서 전국 규모 정전이 일주일 사이에 두 차례나 발생하며 '에너지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22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쿠바 전력망이 붕괴하며 전국이 일시적으로 암흑에 빠졌다.
쿠바 에너지광업부는 국가 전력 시스템 복구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정전은 누에비타스(Nuevitas) 화력발전소 6호기 가동 중단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따라 전력망 전체가 연쇄적으로 붕괴하는 '도미노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쿠바는 최근에도 약 1100만 명이 영향을 받는 전국 단위 정전을 겪은 바 있다. 지난 16일에 이어 이날 정전이 발생하면서 일주일 사이에 두 차례나 전국 규모의 정전이 있었다. 이 같은 대규모 정전은 이달 들어 3번째다.
정전이 반복되면서 현지에선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장시간 전력 공급 중단과 생활 여건 악화에 항의하는 시위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쿠바는 심각한 연료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특히 이란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의 에너지 제재 강화로 외부 원유 공급이 급감하면서 쿠바 내 전력 생산 자체가 크게 위축된 상태다. 쿠바는 현재 필요한 연료의 약 40%만 자체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여기에 베네수엘라 등 인근에 있는 주요 에너지 지원국의 공급 중단까지 겹치며 상황은 더 악화했다. 미국 정부는 쿠바에 석유를 공급하는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하는 등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6일 쿠바 정권 붕괴 가능성을 언급하며 "나는 쿠바를 차지하는 영광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해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반면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외부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맞서며 강경 대응 의지를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전 사태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구조적 위기의 신호라고 보고 있다. 연료 부족, 인프라 노후화, 외교 갈등이 동시에 얽히면서 단기간 내 정상화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일각에선 대규모 이탈 등 통제 불능 상태로 불거질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