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이란과 종전 논의에 진전이 있었다며 이란 내 발전소 공격을 5일간 전격 보류했다.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압박하며 내걸었던 '48시간 최후통첩' 시한 종료를 약 12시간 앞두고 나온 결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과 이란은 지난 이틀 동안 중동 내 적대 행위의 완전하고 총체적인 해결에 관해 매우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주 내내 계속될 심도 있고 상세하며 건설적인 대화의 흐름과 분위기를 고려해 나는 전쟁부(국방부)에 이란 발전소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모든 군사 공격을 5일간 보류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현재 진행 중인 회담과 논의의 성과를 전제로 한다"며 이란과의 논의 진전 상황에 따라 공격 여부가 다시 결정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폭스비즈니스 전화 인터뷰에서 "22일 밤에도 이란과 회담이 있었다"며 "이란은 합의를 간절히 원하며 합의가 5일 이내, 혹은 그보다 더 빨리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CNBC 인터뷰에선 "우리는 이란과의 합의에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터키, 이집트, 파키스탄 고위 관리들은 지난 이틀 동안 미국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와 이란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과 각각 회담을 갖고 메시지를 전달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란 매체들은 미국과 어떤 소통도 없었다고 부인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보복 위협에 물러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역내 모든 발전소를 공격할 거라고 경고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후퇴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타스님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금융시장 압박에 이란 인프라 공격에서 물러선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이전 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뒤 금융시장은 급격하게 반응했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108달러 부근에서 배럴당 96달러까지 수직낙하했다.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 선물 역시 하락에서 1% 넘는 급등세로 돌아서며 상승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오후 7시44분경(한국시간 22일 오전 8시44분) 이란을 향해 48시간 안에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을 경우 이란의 발전소를 초토화할 것이라며 최후통첩을 날린 바 있다. 이에 이란 역시 중동의 미국과 이스라엘 관련 에너지 시설과 담수화 시설을 공격하고 페르시아만 전체에 기회를 매설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해 확전 우려가 커졌던 터다.
이란은 전쟁 시작 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가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며 에너지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지금을 역사상 가장 큰 에너지 위기로 보고 에너지 시장 회복에 최소 6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날 호주 캔버라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1970년대 2차례 오일쇼크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를 합친 것보다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확실한 해결책은 호르무즈해협 재개방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