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자산 기업이 암호화폐 발행을 통해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마련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투자전문매체 배런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SEC는 가상자산 기업들이 암호화폐를 발행할 때 기존 증권 등록 시 필요한 조건들을 면제하는 '가상자산 규정(Regulation Crypto Assets)'을 제안했다.
규정은 암호화폐 발행시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증권법 적용을 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4년간 최대 500만달러 규모까지 증권법상 증권 발행시 필요한 요구조건에 대해 일회성 면제를 부여한다. 둘째 재무제표를 제출하고 정기 보고 요건 등을 제출하면 1년 동안 7500만달러 규모의 암호화폐 발행까지 허용한다. 단 두 방식 모두 암호화폐 발행사가 투자자에게 특정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암호화폐 발행사가 판매 당시 약속했던 '관리노력'을 중단하면, 해당 암호화폐는 증권법의 적용을 피한다는 이른바 '세이프 하버' 조항도 있다. 즉 암호화폐가 발행사의 관리·운영을 받는 단계에서 나아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처럼 완전히 '탈중앙화'가 이뤄지면 증권으로 취급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SEC는 60일 동안 의견 수렴 기간을 거쳐 규정을 최종적으로 확정한다. 다만 의견 수렴 기간 후 규정을 확정하는 시일은 정해져 있지 않다. 폴 앳킨스 SEC 의장은 "암호화폐 투자자와 시장 참여자들에게 연방 증권법 하에서 자본을 조달할 명확한 경로를 제공하고자 한다"며 이번 규정의 취지를 밝혔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암호화폐 시장에 대해 마련한 첫 규정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전 바이든 행정부의 암호화폐 발행이 증권법의 적용을 받아야한다는 기조를 뒤집고, 관련 산업 확장을 장려하고 있다. 가상자산 기업들은 암호화폐가 증권보다는 상품과 유사하며 SEC 규제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서머 머싱거 블록체인 협회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규정에 대해 "미국 디지털 자산 시장이 수년간 필요로 했던 명확하고 목적에 맞는 규칙을 향한 중요한 단계"라고 밝혔다.
이번 제안은 암호화폐 거래를 SEC의 관할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클래리티법'의 의회 표결을 앞두고 마련됐다. 미국 상원은 다음 달 예정된 본회의 기간동안 클래리티법 처리를 추진하고 있다. 해당 기간을 넘기면 의회는 장기 휴회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