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오키나와현에서 일본인 여성 살해 사건이 발생해 미 해병대원이 체포된 것과 관련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미국에 공식적으로 항의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키나와현 나하시의 한 호텔에서 39세 여성이 살해당하고 지갑과 가방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지 경찰은 후텐마 기지에 주둔하는 주일미군 해병대 제3 해병 기동군 소속 제이컵 밸러드(20)를 살인 및 강도 혐의로 체포했다. 밸러드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사건 보고를 받은 후 즉각 성명을 내고 "이런 극도로 잔혹하고 흉악한 사건이 발생한 건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분노했다. 또 지난 4일 일본 정부가 미국 측에 강하게 항의하고 철저한 수사 협조와 철저한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주일 미국 대사관과 해병대 측은 이번 사건에 애도를 표명하고 일본 당국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미국 해병대도 성명을 내고 이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모든 해병이 최고 수준의 품행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오키나와 지역 사회에 뿌리 박힌 반미 감정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오키나와에는 1만 8000명에 달하는 주일 미 해병대의 대부분이 주둔하고 있다. 1995년 미 군인들이 12세 소녀를 성폭행 하는 사건이 발생하며 주민들의 분노를 샀다. 미군 기지에서 발생하는 소음, 항공기 사고, 일부 군인들의 일탈 행위에 대한 주민들의 피로감도 심하다.
이번 살인 사건은 다카이치 총리가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후텐마 공군기지의 헤노코 이전 사업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오키나와 주민들과 야권은 기지 축소나 오키나와현 외 이전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데, 이번 흉악 범죄로 기지 이전 반대 여론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있다.
오키나와는 지리적으로 대만에서 불과 100㎞가량 떨어진 안보상 요충지다. 이 때문에 중국의 잠재적 군사적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은 오키나와 기지의 전략적 가치를 절대 포기할 수 없다. 하지만 반복되는 미군 범죄와 지역 주민의 반발이 고질적인 안보 딜레마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