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경찰 당국은 히말라야 산맥 인근 티베트와의 접경 지역을 강타한 대규모 홍수로 최소 2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실종된 여행객은 384명으로 파악된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비 나라얀 카플레 네팔 경찰 대변인은 오후 6시 기준 "현재까지 시신 22구를 수습했다"고 밝혔다. 약 2시간 전에 사망자 수가 9명으로 집계된 것보다 13명이 늘었다.
네팔 관광청은 여행객 최소 384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인도인 105명, 네팔인 93명, 미국 시민권자 3명, 영국인 12명이 포함됐다. 대한민국 외교부는 한국인 8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외교부는 피해지역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자국민 11명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밝혔다.
네팔의 대표 관광명소인 히말라야 산맥 인근에서 홍수가 발생하면서 피해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네팔 관광청은 "실종자 대부분이 힌두교 성지인 티베트의 카일라스산 순례길에 오른 인도 및 인도계 관광객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구조 활동을 진행 중이다. 다만 경찰 병력 상당수가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지역의 하천이 평소 수위를 넘어 범람하면서 구조 헬기가 착륙하지 못하는 등 구조 대응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네팔 전력청은 수력 및 태양광 발전 시설을 포함해 약 430메가와트(MW) 규모의 발전 설비가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는 네팔 전체 수력발전 용량 3.2기가와트(GW)의 12% 이상에 해당한다.
중국 신화통신은 네팔에서 발생한 산사태가 티베트 지역을 강타해 도로, 통신, 전력 연결이 끊겼다고 전했다. 중국 국영방송 CCTV는 당국이 최소 574명의 구조대를 기롱 육로 교차로에 배치했다고 전했다. 중국 구조당국은 퇴적물이 피해 지역으로 이어지는 길을 막아 현장에 도착하는 데 최소 4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정확한 피해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가장 시급한 과제는 실종자들을 수색하고 구조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부상자들을 신속하게 치료하며, 사상자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히말라야 산맥 인근 국경지역에서 진흙, 바위, 얼음암석으로 이루어진 벽이 무너져 내려 보테코시 강으로 흘러들었고 대규모 연쇄 홍수가 발생했다. 보테코시 강의 지류인 렌데 콜라 강은 이날 최대 수위를 기록했다. 렌데 콜라 강은 지난 14개월 동안 두 차례 범람한 것으로 파악된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누와코트 지역에서는 고층 건물 수십채와 트럭, 승합차가 엄청난 양의 진흙에 묻혔다. 이번 피해 지역들은 지난해 8월 티베트 산악 지역의 빙하호가 녹으면서 범람하자 비슷한 홍수 피해를 겪었다. 당시 9명이 사망했고 네팔과 중국을 연결하는 다리를 포함한 주요 기반 시설이 손상됐다.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본부를 둔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ICIMOD) 측은 아직 정확한 원인이 파악되지 않았다면서도 홍수의 원인이 빙하에서 발생한 눈사태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네팔과 인도 등에 걸쳐 있는 히말라야 지역은 폭염과 폭우를 비롯한 이상 기후가 반복되면서 홍수, 산사태에 취약해졌다.
사스밋 포카렐 네팔 정부 대변인은 "인도와 중국 양국에 구조 활동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가능한 모든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됐다"며 "양국은 구조 활동을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