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레스트 빙하 녹인 뜻밖의 범인…등산객 하루 소변 6000ℓ

마아라 기자
2026.08.31 11:33
네팔에서 발생한 대홍수가 빙하 붕괴에 이은 연쇄 재난으로 알려진 가운데 에베레스트를 찾는 등반객들의 활동이 빙하와 눈을 한 해 약 2500t씩 녹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에베레스트 참고 이미지.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네팔에서 발생한 대홍수가 빙하 붕괴에 이은 연쇄 재난으로 알려진 가운데 에베레스트를 찾는 등반객들의 활동이 빙하와 눈을 한 해 약 2500t씩 녹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30일(한국시각) 뉴욕타임스는 최근 네팔 토지관리부 킴 랄 가우탐 수석측량관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리저널 인바이런멘털 체인지'에 발표한 내용을 인용했다.

에베레스트 네팔 쪽 등반로의 베이스캠프가 자리 잡은 쿰부 빙하를 분석한 이번 연구 결과에는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를 녹이는 뜻밖의 원인으로 사람의 '소변'이 한몫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관광지로 변모한 에베레스트의 베이스캠프에는 카페와 고속 인터넷, 대형 TV, 온수 샤워 시설, 난방 바닥을 갖춘 텐트가 운영되고 있다.

2023년 봄에는 약 50일간 베이스캠프의 텐트 1600개를 운영하는 데 액화석유가스(LPG) 824통과 등유 1만8935ℓ, 휘발유 5130ℓ가 사용됐다.

국제 연구팀은 등반객을 위한 편의시설을 가동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로 인해 매년 봄 약 300만㎏에 달하는 빙하의 얼음과 눈이 녹는다고 추정했다.

특히 연구팀은 등반객들의 소변이 쿰부 빙하에서 한 시즌에만 약 154t의 얼음을 녹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추정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등반객과 가이드가 하루에 배출하는 소변량이 6000ℓ가 넘으며 이중 상당량이 빙하 위에 그대로 배출된다고 설명했다. 대변은 저장조에 모아 산 아래로 옮긴다.

킴 랄 가우탐 네팔 수석측량관은 고도가 높아질수록 인체가 더 많은 수분을 필요로 해 물을 많이 마시고 그만큼 더 많이 배출한다고 설명했다.

네팔에서 발생한 대홍수가 빙하 붕괴에 이은 연쇄 재난으로 알려진 가운데 에베레스트를 찾는 등반객들의 활동이 빙하와 눈을 한 해 약 2500t씩 녹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에베레스트 네팔 쪽 등반로의 베이스캠프가 자리한 쿰부 빙하.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취사와 난방, 전력 생산에 쓰인 연료에 사람이 배출한 소변에서 전달되는 열까지 더하면 총 84만9174메가줄(MJ)의 열에너지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빙하와 눈 2492t을 녹일 수 있는 양이다. 오차 범위를 고려하면 1964~3020t 수준이다.

빙하와 눈 2500t이 모두 물로 바뀌면 국제 규격 올림픽 수영장 하나를 채울 수 있는 규모다.

위성 관측에서도 베이스캠프의 온난화가 확인됐다. 연구진이 1991~2023년 랜드샛 위성 자료를 분석한 결과 베이스캠프의 지표 온도 상승 속도는 연평균 0.28도로, 인접한 쿰부 빙하 표면의 약 2배였다.

이번 계산에는 헬리콥터 운항이나 등반객의 체열, 물자를 운반하는 야크 등의 영향은 포함되지 않아 실제 인간 활동의 영향은 더 클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에베레스트 빙하가 녹는 주된 원인은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다. 다만 연구진은 이미 빠르게 녹는 빙하 위에 수천 명이 밀집해 추가적인 열을 발생시키는 현재 방식도 지속할 수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장기적으로는 베이스캠프를 빙하 위가 아닌 인근의 안정된 지반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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