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눈치 보기를 계속하는 가운데 이번주에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잇달아 발표되고 미국 재무부의 장기 국채 입찰도 예정돼 있다.
이번주에 나오는 물가 데이터는 오는 15~16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금리 결정에 핵심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또 이번주에 예정된 10년물과 30년물 국채 입찰은 장기 국채 금리의 재반등을 촉발시킬 수도 있는 변수로 주목된다.
지난주 미국 증시는 인플레이션에 진전이 있다면 금리 동결을 지지할 의사가 있다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의 비둘기파적인 발언에 반등했다가 뒤이어 공개된 지난 8월 고용지표의 깜짝 강세에 다시 약세를 보이며 연준의 통화정책 전망에 따라 등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노동부는 8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가 16만2000명 늘어났다고 4일 밝혔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 5만3000명을 3배 웃도는 것으로 최근 5개월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8월 실업률은 전월과 같은 4.1%로 유지됐다.
이 결과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9월 금리 인상 전망은 월러 이사의 비둘기파적인 발언 이후 49.4%로 떨어졌다가 다시 59% 수준으로 올라왔다.
이 여파로 미국 증시는 지난 4일 떨어졌지만 지난주 전체로는 다우존스지수만 0.3% 하락하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1%와 0.4% 상승했다.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통해 AI(인공지능) 수요 강세가 계속되고 있음이 확인되며 반도체주가 급등한 영향이 컸다.
이번주에는 10일과 11일에 연달아 8월 생산자 물가지수(PPI)와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발표되며 연준의 금리 정책을 결정하는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CFRA 리서치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샘 스토발은 CNBC에 "현재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쪽과 연준이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쪽 사이의 힘겨루기"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주에는 연준의 통화정책에서 관심을 분산시킬 만한 다른 촉매도 많지 않아 향후 금리 경로와 관련해 PPI와 CPI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갑자기 우크라이나 전쟁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거나 이란이 휴전 협상에 나서지 않는 한 트레이더들은 "실물 데이터에 집중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8월 인플레이션은 전반적으로 다소 정체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우존스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월 CPI는 전월비 0.4% 올라 지난 7월 0.1%에 비해 상승폭이 커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8월 CPI의 전년비 상승률은 3.4%로 지난 7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8월에 전월비 0.2%, 전년비 2.4% 올랐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월비 상승률은 지난 7월과 동일하지만 전년비 상승률은 0.1%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장기 국채수익률은 계속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주에는 9일과 10일에 각각 10년물과 30년물 국채 입찰이 예정돼 있어 미국 장기 국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를 가늠할 수 있다.
3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 8월 중순 이후 5.2% 수준에서 큰 변화가 없지만 벤치마크 금리인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주 4.8%를 넘어서며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준의 통화정책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국채수익률은 2025년 1월 이후 최고치로 올랐다.
국채수익률은 인플레이션 전망과 이에 따른 연준의 금리 경로뿐만이 아니라 국채와 회사채 발행에 따른 자금 수급에도 영향을 받는다. 최근 미국의 지속적인 재정적자로 인한 국채 발행 증가 우려와 기술기업들의 AI 투자에 따른 회사채 발행 급증으로 채권시장 내 자금 수요가 커지며 국채수익률이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9월 한달 동안에만 미국에서 신규로 발행되는 투자등급 회사채는 2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스탠다드 차터드의 미국 및 미주 시장 담당 책임자인 토마스 키키스는 "(오는 7일) 노동절 이후 회사채 발행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향후 몇 주간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자"며 "9~10월 동안 시장에 국채와 회사채 물량을 소화할 만한 여력이 충분한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은 이런 상황에서 이번주 미국의 10년물과 30년물 국채 발행이 어느 정도의 금리로 시장에 소화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아메리프라이즈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앤서니 사글림베네는 "국채수익률이 시장에서 점점 더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며 "장기 금리가 상승할 때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모습이 보이며 이는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시장의 근본적인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10년물 국채수익률이 "5%에 가까워지기 시작한다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며 "시장은 이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주에는 이외에 10일 장 마감 후 클라우드 서비스 및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회사인 오라클과 이미지 편집 소프트웨어 회사인 어도비가 실적을 발표한다.
한편, 7일 월요일은 노동절 휴일로 미국 증시가 휴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