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후에도 성장세 유지 '난제'… 기업가치 증명 '과제'

윤세미 기자, 백소희 기자
2026.09.21 03:54

앤트로픽, 매출 560억弗 올랐지만 오픈AI에 점유율 '열세'
오픈AI 2030년까지 2780억弗 적자, 천문학적 지출 불가피
기술력 갖춘 中 제품↑… "안락한 독점체제 불가능" 전망도

오픈AI와 앤트로픽 기업공개(IPO) 개요/그래픽=김현정

앤트로픽과 오픈AI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기업가치에 걸맞은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을 증명할 수 있을지가 과제로 지적된다. 시장에서는 막대한 설비투자와 치열한 AI(인공지능) 경쟁 속에 선두기업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적지 않다.

지금까지 이들 기업은 AI모델을 앞세워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천문학적 투자금을 유치했다. 하지만 상장이 다가오면서 시장의 시선은 몸값을 정당화할 만큼 지속가능한 수익을 낼 수 있느냐로 옮겨가는 상황이다. 앤트로픽이 상장을 11월로 연기한 것 역시 3분기 강력한 실적을 통해 투자자들의 의구심을 달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확실한 수익 로드맵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혹독한 기업가치 재평가가 뒤따를 수 있다고 본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앤트로픽의 연환산 매출은 지난해말 약 90억달러에서 올해 7월 기준 650억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 6월 차세대 AI모델 '클로드 페이블 5'와 '미토스 5'를 출시한 데 힘입어서다. 이에 연말까지 1200억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다만 시장에서는 AI 경쟁이 거세지면서 IPO(기업공개) 전후에도 이같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심한다. AI모델 중개 플랫폼 오픈라우터에 따르면 오픈AI의 새 모델이 공개된 뒤 앤트로픽은 2년반 만에 처음으로 주간고객 지출에서 오픈AI에 뒤처졌다. 오픈AI가 지난 7월 챗GPT-5.6을 출시한 후 고객점유율을 꾸준히 늘려온 데 이어 9월 출시한 'GPT-6 아스트라'가 성능 면에서 앤트로픽의 최신모델을 앞서면서 나타난 결과다.

그러나 오픈AI도 현금부족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일각에선 최근 샘 올트먼 CEO(최고경영자)가 IPO를 내년으로 미룬 것을 두고 "막대한 손실을 기록 중인 이 회사가 공개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FT는 오픈AI가 2026~2030년 5년 동안 총 2780억달러(약 386조원)의 잉여현금흐름 적자가 날 것이라고 추산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0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비용 증가폭이 이를 추월할 것이란 관측이다. AI 경쟁 속에서 차세대 AI를 학습시킬 컴퓨팅 파워를 확보하기 위해 천문학적 지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개발 중인 오픈웨이트형 AI모델이 가격경쟁력을 갖춘 데다 기술력 역시 근사하게 따라붙고 있다는 점도 미국 선두업체들의 성장세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알레 치빈스키 예일대 경제학과 교수가 오픈라우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최초 사용 후 1년 후에도 같은 AI모델을 사용하는 비율은 앤트로픽이 22.5%, 오픈AI는 13.2%에 불과했다. 마이크 폴러스 전 앤드리슨호로위츠 파트너는 "오픈AI를 비롯해 기존 업체들과 오픈웨이트형 모델들도 존재할 것"이라며 "결코 안락한 독점체제가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확산하는 AI 속도조절론 역시 기업들의 매출성장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낮출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운다. 주요 기업들이 안전을 이유로 개발속도를 늦출 경우 신제품 출시와 모델 성능개선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AI 속도조절론이 나타나고 동조한 앤트로픽·오픈AI·스페이스xAI·구글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도 제기됐다. 플로리다주 변호사 등 원고 4명은 개별기업이 자체적으로 안전기준을 정하거나 개발속도를 늦추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경쟁관계인 기업들이 함께 개발속도를 맞추기로 합의한다면 이는 담합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AI의 위험성 때문에 개발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면 그 기준은 소수 빅테크 CEO들의 사적 합의가 아닌 의회가 제정한 투명하고 구속력 있는 법률을 통해 정해져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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