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의원들이 이란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인한 미국 내 경유(디젤)값이 급등하자 수출 금지를 검토하고 나섰다.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내부에 경유 수출 금지를 요구했다. 미국 내에서 생산되거나 정제된 경유를 미국 기업들이 해외로 수출하지 못하도록 막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 이후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전체 (원유) 정제 용량 측면에서 그것(수출금지)이 실현 가능한지, 전면 금지나 부분 금지가 효과가 있을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코앞에 두고 경윳값이 계속 치솟아 부담이 커지자 급등세를 잡기 위해 경유 수출을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공화당 소속 연방 상원의원들도 최근 트럼프 행정부에 경유 수출 일시 금지를 촉구했다. 미시간주 후보인 마이크 로저스 전 하원의원도 수출 금지를 요구하고 있으며, 존 슌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지난주 이 아이디어를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테네시주 공화당 소속 팀 버쳇 하원의원은 지난 17일 관련 법안 2건을 발의했다. 하나는 내년 1월까지 경유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이고, 다른 하나는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이 갤런당 5달러 이상에 도달할 때마다 자동으로 수출 금지가 발동되도록 하는 법안이다.
경윳값은 이란 전쟁으로 오르기 시작한 데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의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습을 강화하면서 급등했다. 미국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으로 미국의 경유 소비자 가격이 처음으로 갤런당 6.5달러(약 8834원)를 넘었다. 1년 전보다 77% 상승한 수치다.
그러나 WP는 석유는 전 세계적으로 거래되고 가격이 책정되기 때문에 수출 금지 조치가 공급망을 교란할 수 있으며 의도한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는 전문가도 적잖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금지 조치가 미국의 경유 정제 시설 용량에 부담을 줘 휘발유 등 다른 정제 연료 제품의 가격을 오히려 인상시킬 수 있다는 경고다.
패트릭 드 한 가스버디 애널리스트는 CBS 뉴스 인터뷰에서 "수출 금지는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대부분의 의원들은 '미국 내에 제품을 묶어두면 간단하지 않나'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필요한 곳에 물량이 전달되지 못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드 한은 "정유사들은 어떻게든 우회로를 찾을 것"이라며 "정유사들이 완전히 정제되지 않은 제품을 생산해 수출하거나 손쉽게 항공유(제트유) 생산 비중을 늘리는 등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