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메모리 쏟아진다"...'빅쇼트' 마이클 버리, AI·반도체 공매도 확대

정혜인 기자
2026.09.24 14:08
마이클 버리 /로이터=뉴스1

영화 '빅 쇼트'의 실제 주인공이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고해 명성을 얻은 마이클 버리가 중국발 공급 확대로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호황이 끝날 것이라며 마이크론테크놀러지(이하 마이크론) 등 인공지능(AI)·반도체 관련 종목에 대한 공매도(숏) 포지션을 확대했다. 중국 기업의 생산 확대로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부족 문제가 해소돼 그간 공급난으로 치솟았던 기술주가 하락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본 것이다.

23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CNBC 등에 따르면 버리는 전날 서브스택 게시물을 통해 AI 및 반도체 업계의 호황 지속 여부에 의문을 제기하며 관련 종목에 대한 공매도 포지션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버리가 공매도 포지션을 확대한 종목은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을 비롯해 팔란티어(소프트웨어), 네비우스그룹(킅라우드),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 SOXX 등이다. 다만 그는 "시장이 이러한 종목들을 다시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린다면 상황을 지켜보며 공매도 포지션을 청산할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리는 기술주 강세의 배경이 되는 메모리 반도체 부족 현상이 중국발 공급 확대로 향후 2년 안에 해결될 것으로 전망하며 이를 공매도 포지션 확대 배경으로 설명했다. 그는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의 생산 확대를 언급한 대만 전자제품 제조업체 에이서의 제이슨 첸 최고경영자(CEO) 발언을 인용해 "현재 AI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새로운 수조 달러 규모의 기업들을 탄생시킨 메모리 반도체의 구조적 부족 현상은 일시적"이라며 "해당 섹터는 과거 '호황과 불황' 주기로 되돌아갈 시기가 됐다"고 주장했다.

제이슨 첸 에이서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
에이서 CEO "고성능 메모리만 부족…공급난, 2030년까지 안 간다"

대만 정보기술(IT) 산업 매체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첸 CEO는 중국 기업의 생산 능력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며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제기한 2030년까지의 장기 공급 부족 전망을 반박했다.

그는 현재 실제로 공급이 부족한 것은 LPDDR5X-9600과 같은 고성능 메모리와 엔비디아 제품을 중심으로 한 일부 프로세서뿐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예상보다 이른 시점이 완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워싱턴 소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수자이 시바쿠마르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초과 생산 능력이 차세대 메모리 시장의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며 중국의 생산 확대로 인한 메모리 반도체 공급 과잉 가능성을 경고했다.

AI 열풍에 따른 수요 급증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지난 1년간 500% 상승했다.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업체는 내년에도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해 2030년에나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창신메모리(CXMT) 등 중국 업체들이 빠른 속도로 기술 개발과 생산 능력 확대에 나서면서 공급난이 예상보다 일찍 해소될 거란 전망이 제기됐다. 앞서 로이터는 CXMT가 낸드 플래시 메모리 개발을 위한 생산설비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버리는 QXO(건축자재 유통), 빌드어베어(인형 판매), 스프라우츠(유기농 식품 유통), 버켄스탁(독일 신발 브랜드), 메르카도리브레(남미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등은 매수 포지션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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