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가 올 겨울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민간 시설에 대한 공격 범위를 확대하는 새로운 군사 교리를 도입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정유시설 등에 대한 장거리 타격을 강화해 맞서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좌우안을 잇는 민간 시설이자 주요 교량을 나흘째 공격하고 있다.
4일 뉴시스와 뉴스1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새로운 공격 지침을 담은 문건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이 문건을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기반시설과 물류시설, 도로, 학교, 병원 등을 공격하도록 허용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사람들에게 압력을 가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여러 도시를 떠나게 하는 것이 이 작전의 목표"라고 주장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도 러시아 당국자들의 통신 감청 내용을 근거로 푸틴 대통령이 지난달 군 지휘부에 "이제 (전쟁) 규칙은 없다"고 지시한 이후로 러시아군의 학교와 병원, 데이터센터 등 민간시설에 대한 공격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러시아군은 최근 키이우의 에너지·통신시설과 도로·철도뿐 아니라 개전 이후 처음으로 드니프로강을 가로지르는 주요 교량까지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피우데니(남쪽) 다리와 북교는 드니프로강을 사이에 둔 수도 키이우의 동부와 서부를 잇는 역할을 한다.
지난 1일과 2일 피우데니(남쪽) 다리가, 3일과 4일에는 북쪽 다리가 러시아 드론의 공격을 받았다. 3일차 공격 당시 2명이 부상을 입었고 교량 노면과 공중의 트롤리버스 전선이 손상됐다. 노면이 크게 부서지며 북교에서는 심한 교통 차질이 발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에 맞서 러시아의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전쟁을 위한 돈을 제공하는 정유시설을 공격 대상으로 삼을 것"이라면서도 "러시아처럼 아무 민간 시설이나 무차별적으로 공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수개월 동안 러시아 본토의 에너지·물류 시설에 대한 장거리 타격을 이어왔다. 지난 2일에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중부 사마라주와 남부 볼고그라드주의 석유 관련 시설을 타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체 장거리 무기도 빠르게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까지 타격할 수 있는 자국산 신형 탄도미사일 FP-9를 올 가을 내로 준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 전자전 능력을 강화하는 한편 러시아의 제트추진식 샤헤드 드론을 격추할 소형·저가형 방공미사일을 이달 하반기 도입할 예정이다. 신형 요격체계 5종도 개발 중이며, 이 중 2종은 시험에서 약 30%의 요격 성공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민간 시설을 공격했다는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민간 거주지와 시설은 국제법상 공격 금지 대상으로 분류된다. 러시아는 이곳들을 공격한 뒤 타깃 시설이 실제는 군사 시설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