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군이 친이란 세력인 후티 반군에 대한 전면전을 선포했다. 미국과 이란 전쟁 전선이 예멘으로 확대해 중동 위기 심화할 거란 우려가 커진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CNN 등에 따르면 예멘 정부군은 이날 후티 반군이 장악한 모든 영토를 탈환하기 위한 새로운 대규모 군사작전을 개시했다. 라샤드 알알리미 예멘 대통령지도위원회 위원장은 TV 연설에서 "오늘 남은 영토를 탈환하고 국가와 그 기관의 권위를 전국으로 확대하기 위한 군사작전의 시작을 발표한다"고 말했다. 친이란 저항 세력 후티 반군에 대한 전면전 선포다.
알알리미 위원장은 "이번 작전 개시는 후틴 반군의 지속적인 동원, 긴장 고조 및 공격 그리고 민간인, 인프라, 인접 국가 및 국제 해상 운송로에 대한 위협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멘군의 마지드 알 누자일리 대변인은 별도 성명을 통해 "후티 반군의 영토 장악을 차단하고, 국가 기관을 복원하기 위한 '해방 전투'를 시작했다"고 밝히며 후티 반군을 향해 무기를 버리고 집으로 돌아갈 것을 촉구했다.
예멘군의 전면전 선포는 후티 반군이 지난달 예멘의 홍해 연안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장악한 데 이어 예멘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복수의 보안 소식통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예멘 제3의 도시 타이즈와 임시 수도인 아덴을 연결하는 주요 보급로를 차단하고, 타이즈 외곽에서 예멘 정부군과 사우디 주도의 연합군을 상대로 대규모 공세를 펼치고 있다. 타이즈는 예멘 내전의 주요 전선 중 하나로, 정부군 통제하에 있지만 오랫동안 후티 반군에 포위됐었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연합군은 예멘 정부군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연합군은 성명에서 '후티 쿠데타' 종식을 위해 예멘 정부군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며 "우리의 목표는 '후티 반군 제거'"라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예멘 정부군이 지상 작전을 주도하고, 연합군은 공습으로 지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작전 규모에 따라 이번 전면전에는 예멘 정부군과 친정부 무장세력 10만명 이상이 동원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도 사우디를 통해 예멘군을 지원할 예정이다. 다만 지원 범위는 작전 관련 정보 제공으로 제한돼 직접적인 군사 공격 개입은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현재 사우디에는 미군 정보·군사 분석관 200명 이상이 배치됐다. 유럽은 방어 목적의 군사 무기를 사우디에 제공해 예멘군을 돕고 있다.
예멘 정부군의 전면전 선포는 미국과 이란 전쟁에 '예멘'이라는 새로운 전선이 열려 중동 위기 한층 심화할 거란 우려를 키운다. 이번 전투가 표면적으로는 예멘 정부군과 후티 반군 간 충돌이지만, 이들 뒤에는 각각 미국과 사우디, 이란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로이터는 예멘군의 이번 공세를 "중동 전쟁의 새로운 전선"이라고 규정했고, NYT는 "예멘의 전면전 선포는 미국·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전쟁의 양상을 더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후티 반군은 예멘 정부군의 전면전 선포에 사우디 아람코 석유 시설 공격으로 대응했다. 후티 반군은 이날 성명에서 "사우디가 지난 24시간 동안 예멘 수도 사나와 다른 지역을 겨냥해 106차례 공습과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사우디 주요 에너지 시설을 공격했다"며 "첫 번째 공격은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있는 아람코 공장, 두 번째는 쿠라이스 지역에 있는 시설을 겨냥했다"고 주장했다. 후티 정치지도자 모하메드 알부카이티는 "사우디가 예멘에서 전쟁을 벌이는 것은 예멘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주권적 의사결정에 개입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