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미국이 이란의 금융·경제적 고립을 한층 강화하고 나섰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이날 이란과 거래하는 외국 금융기관에 사전 통보 없이 제재를 부과할 수 있다는 경고문을 발표했다.
재무부는 경고문에서 "제재 대상인 이란 금융기관과 계속 거래하는 외국 금융기관은 사전 통보 없이 언제든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외국 금융기관이 "(이란과의) 거래 활동과 관계를 즉시 종료하는 조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의 글로벌 금융시스템 접근을 허용하는 외국 금융기관도 제재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고문은 "이란 은행과 이들의 자회사 및 지점, 제3국에 있는 이란 은행의 자회사 및 지점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에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재무부는 또한 이란 관련 거래로 인해 미국 금융기관이나 기타 미국인이 제재를 위반하게 될 경우 해당 외국 금융기관이 민사 및 형사 집행 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 제재 위반 관련 제재 대상이 된 외국 금융기관은 미국 금융기관과의 대리 계좌 및 지급결제 전용 계좌 등 신규 계좌 개설과 기존 계좌 유지가 금지된다.
재무부는 지난 1일에 이란에 대한 '경제적 왕따 작전'의 일환으로 이란의 자동차, 철도 등 분야의 주요 기업들을 제재하며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 강도를 높였다. 당시 제재 대상에는 이란의 양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이란코드로, 사이파를 비롯해 상용차를 생산하는 자회사, 이란 최대 오토바이 제조업체 나루 모터 시라즈를 비롯해 인도네시아·아랍에미리트(UAE)·튀르키예·홍콩 등의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가 포함됐다.
한편 이란은 미국과의 전쟁 장기화, 제재 등에 이례적인 경제 악화 위기를 인정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란 안보 수장인 모흐센 레자이 최고국가안보위원회(SNSC) 사무총장은 지난 3일 열린 고위급 정부 회의에서 이란 경제가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고 인정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레자이 사무총장의 발언을 직접 인용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현재 상황을 이란이 직면한 가장 어려운 시기 중 하나로 묘사했다"고 전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같은 날 성명을 통해 경제 상황의 심각성을 인정하며 정부가 특수한 상황에 대응하고자 새로운 기조를 채택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대응 방안은 공개하지 않았다.
전쟁 이전에도 폭락세를 나타냈던 이란 리알화 가치는 전쟁 6개월 동안 약 3분의1 가량 추가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