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검증' 美 드론, 대만서 생산…中 봉쇄 대비 '현지 공급망' 구축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2026.10.07 14:21
에이벡스 에어로스페이스의 오닉스 드론/사진출처=에이벡스 에어로스페이스 홈페이지

미국 방산기업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검증한 드론 2종을 대만에서 생산한다. 대만의 기술과 미국의 실전 경험을 결합해 정찰과 정밀타격 역량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중국의 봉쇄로 해외 보급이 끊기더라도 드론을 현지에서 신속히 생산·보충할 수 있는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목적도 있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방산기업 '에이벡스 에어로스페이스(이하 에이벡스)'는 대만 '코어트로닉 인텔리전트 로보틱스(이하 CIRC)'와 손잡고 '밴달'과 '오닉스' 드론의 현지 생산을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에이벡스 경영진에 따르면 두 기종은 우크라이나에서 실전 시험을 거쳤으며 강도 높은 전자전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성능이 개선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전 검증 드론, 3D 프린터로 대만에서 초고속 생산

두 기종 가운데 소형 드론인 밴달은 정보수집과 전자전, 정밀타격 임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전기 추진 방식으로 4.5㎏의 탑재물을 싣고 460㎞ 이상 비행할 수 있다. 더 큰 기종인 오닉스의 탑재중량은 13.6㎏이다. 비행거리는 270㎞ 이상이며 최대 2.8시간 비행할 수 있다. 모듈형 탑재 공간에는 통신과 정밀타격에 필요한 센서와 장비를 장착할 수 있다.

두 드론은 위성항법 신호가 약해지거나 끊긴 상황에서도 운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에이벡스는 두 드론에 컴퓨터 비전 등을 활용하는 '컴퍼스X' 항법 체계를 적용했다. 유사시 중국군의 전자전으로 위성항법 이용이 어려워질 상황에 대비한 기능이다.

드론 생산 방식에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만 국방부 대변인을 지낸 뤼더윈은 "에이벡스와 CIRC의 생산 방식은 전쟁 중 특히 유용할 수 있다"며 "3D 프린팅을 통해 해외 보급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대체 드론을 빠르게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시에 대만에서 수만 대의 드론을 신속히 제작하는 데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컨테이너형 3D 프린팅 시설을 옮겨 생산거점을 분산하는 방식도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고성능 무기와 다수의 저비용 장비를 함께 운용하는 전력을 구성할 수 있다는 것. 에이벡스는 자체 기술로 개발한 '포지X' 3D 프린터가 전장의 요구에 맞춰 드론 설계를 빠르게 변경하는 데도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뤼더윈은 중국군이 대만을 봉쇄하거나 태평양 보급로를 차단하면 이같은 생산·공급 능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지화 대상은 기체 생산에 그치지 않는다. CIRC의 앤 우 회장은 대만에서 생산할 드론의 비행제어 시스템과 탑재 장비를 CIRC가 개발·공급하고 모터와 배터리도 대만에서 조달할 것이라고 했다. 드론은 대만 북서부 주난 공장에서 생산되며 수요에 따라 월 최대 4000대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에이벡스의 무랄리 크리슈난 최고성장책임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운용 경험이 설계와 생산에 빠르게 반영되는 체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현장 운용자가 전한 정보를 엔지니어가 설계에 반영하고 이를 다시 생산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中, 대만 F-16V 인도에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 반대"

이번 협력은 대만 정부의 드론 방어망 구축과 무인체계 산업 육성 움직임이 뚜렷해진 가운데 추진된다. 군사적 억지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반도체에 이어 전략적 중요성을 갖는 기술산업을 키운다는 목표다. 이와 관련, 궁밍신 대만 경제부장은 지난 5일 전쟁 억지력을 확보하려면 20만 대 이상의 드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부품과 소프트웨어는 중국 본토 제품을 배제한 이른바 '비홍색 공급망'에서 조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은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지 않는 공급망에 대한 세계적 수요가 자국 드론산업 성장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만 경제부는 최근 2030년 대만 드론산업 규모 전망치를 400억 대만달러에서 500억 대만달러로 상향했다. 대만은 6년간 442억 대만달러 규모의 무인 이동체 산업 발전 프로그램도 추진하고 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자료사진>.ⓒ 로이터=뉴스1

미국은 현재 대만을 독립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무력에 의한 일방적인 대만해협 현상 변경에는 반대하며 대만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 대만은 최근 미국에서 구매한 F-16V 전투기 66대 가운데 첫 2대를 인도받기도 했다. 이에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미국이 중국의 대만 지역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며 "이러한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고 밝혔다.

궈 대변인은 미국에서 중국이 2028년 이전에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는 소식에 대해선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며 대만 문제의 해결은 전적으로 중국인 스스로 결정할 일로 어떠한 외부 세력의 간섭도 용납하지 않는다"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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