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 던지고 욕설까지…"베선트, 트럼프 닮아간다"

김종훈 기자
2026.10.08 13:33

"기분 상했다면 유감이지만, 나가라" 국무부 인력 수급까지 차질

지난달 1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발언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국정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닮아간다"는 말이 나온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더 큰 권한과 함께 책임을 지게 되면서 고압적이고 오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베선트, 지위고하 막론하고 직원 막 다뤄"

WSJ에 따르면 익명 소식통들은 베선트 장관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직원들을 강하게 질책해왔고, 일부는 좌천시켰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직원들의 일 처리가 만족스럽지 않으며, 특히 부정적인 언론 보도에 대처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성을 지르고 서류철을 던지는 등 행동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선트 장관과 근무 경험이 있는 직원들은 그가 평소에는 차분해 보이지만 화가 나면 직원들을 강하게 밀어붙인다면서 보좌진 몇몇은 베선트 장관과 만나기 전 그의 현재 기분을 먼저 알아본다고 WSJ는 전했다.

베선트 장관의 성미에 대한 소문은 재무부 밖까지 퍼졌으며, 이 때문에 재무부 인력 수급에 문제가 생길 정도라고 WSJ는 부연했다. 일부 인사는 베선트 장관에 대한 소문 때문에 재무부 지원을 포기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으로 활동했던 정치 전략가 스티브 배넌은 베선트 장관이 재무부 직원들을 향해 "우리에게는 집중해야 할 임무가 있고 나는 직원들의 감정에는 관심이 없다. 기분이 상했다면 유감이지만 당장 떠나라"는 식의 태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정책 어깃장에 좌천인사…당사자는 부인

WSJ는 지난 1월 재무부 테러 및 금융정보 담당 차관이었던 존 헐리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주재 미국 대사로 좌천된 사건도 거론했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미네소타 주에서 소말리아계 이민자들이 복지 보조금을 부정 수급한 사건에 대해 대대적 조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소말리아 등 특정 국가로 송금되는 금융거래 정보를 수집하는 조치를 추진했는데, 헐리는 표적 수사라는 이유로 이에 반대한 것으로 전해진다. 베선트 장관은 헐리를 향해 욕설을 섞어 강도 높게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선트 장관은 WSJ에 취재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트럼프 '무한 지지'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2기 행정부 내각 중에서 가장 큰 권력을 가진 인물로 꼽힌다. 내각 서열 1위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보다 행보가 두드러진다는 평도 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은 베선트 장관에게 거의 매일 전화를 건다"며 "관계자들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고위 관료 중 한 명"이라고 짚었다.

베선트 장관이 지난 8월 국채 수익률을 안정시키기 위해 바이백 계획을 발표했을 땐 그의 멘토로 일컬어지는 스탠리 드러켄밀러 듀케인패밀리오피스 회장까지 언론 기고문을 통해 정책을 공개 비판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베선트 장관의 채권 시장 개입 조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를 등에 업은 베선트 장관은 기세등등하다. 베선트 장관은 엔화 개입과 관련해 한 언론 인터뷰에서 "판세는 내가 주도한다(I'm the house). 원한다면 나를 상대로 내기를 걸어도 좋다"는 뼈 있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재무부 근무 경험이 있는 비콘폴리시 어드바이저의 스티븐 마이로우 공동 창립자는 "투자자들은 베선트 장관이 보다 어른스러운 사람이기를 바랐을 것"이라며 "점점 더 트럼프 대통령을 닮아가는 듯한 모습을 보여 그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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