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진핑에 "다카이치 만나라" 제안했지만…반응 회의적

김종훈 기자
2026.10.08 16:53

시진핑 "일본 군국주의 위험" 경고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지난달 25일(현지 시간) 백악관 레드룸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펑리위안 여사와 차담회를 하고 있다./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미국을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에서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를 철회하고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관계를 회복할 것을 요청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 주석은 회의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SCMP는 익명 소식통들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 회담에서 일본에 대한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는 곧 미국 산업을 겨냥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산업 공급망을 끊는 것은 일본 산업과 긴밀히 연계된 미국 산업 공급망을 끊는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수출 통제를 철회하라는 취지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한국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합의한 무역 갈등 휴전을 중국이 간접적으로 위반한 것이 될 수 있다고도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다카이치 총리와 관계 회복에 나서야 한다면서 중국·일본 정상회담을 열어야 한다고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SCMP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회담에서 중국·일본 관계 회복을 최우선 현안으로 밀어붙인 것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중국의 수출 제한 조치로 일본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다카이치 정부 측 불만을 전달하는 수준이었다는 것.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 제안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SCMP는 "시 주석의 반응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았다"며 "(시 주석이) 중일 갈등은 미중 관계와 별도 문제이고 서로 영향을 끼쳐선 안 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본 군국주의 위험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백악관 국빈 만찬에서도 "80년 전 중국과 미국 국민은 일본 군국주의 침략에 맞서 어깨를 나란히 했다"며 "우정은 분명 세대를 거쳐 이어질 것"이라고 발언했다.

SCMP는 일본이 다음달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다카이치 총리와 시 주석 회담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고 전했다. 중국 측에서 시 주석 대신 리창 총리와 회담을 제안하자 일본이 거부했다는 것. 양국 관계 개선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일본 관계는 "대만 유사시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존립 위기 사태'가 될 수 있다"는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총리 발언 이후 급격히 냉각됐다. 중국은 일본 여행 자제 권고부터 일본산 수산물 수입 제재, 희토류 수출 제한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보복 조치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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