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중국 경제가 합법 부문도 놀라온 성장세를 거듭해왔지만, '불법' 부문도 마찬가지의 성장세를 보여왔습니다. 중국 주변국들에 독버섯처럼 자라났던 온라인 사기 범죄단지들이나 북한 해커들이 탈취한 암호화폐를 현금으로 바꿔주는 등의 돈세탁, 불법 해외송금 네트워크의 성장세도 만만치 않습니다. 8월 21일자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서 사회학자인 앨빈 캄바(Alvin Camba)는 크게 두 가지를 짚습니다. 첫째는 외환을 철저히 통제하는 중국에서 해외로 송금하거나 해외로 투자를 하고싶은 중국 부자들이 '불법적'으로 송금하는 채널을 확보해나가고 있는데, 이것이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범죄자들이 비공식적으로('불법적으로') 해외에서 달러를 벌어들인 후 이것을 말하자면 중국 부자들에게 대출해주고 중국 국내에서 위안화로 되돌려받는 방식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해외에 달러가 확보되어 있어야 합니다. 해외에서 불법적으로 확보한 달러와 중국 국내의 위안화를 '맞교환'하는 이 방식은 중국 당국이 외환흐름을 통제하는 한 계속 발전해나갈 것입니다. 두번째는 중국 정부가 과거 영국이 '사략선(私掠船, privateer)' 같은 해적과 동인도회사 같은 '반관반민' 기업을 활용해 초기 자본축적을 하던 것과 비슷한 일을 한다는 것입니다. 즉, 돈벌이를 하긴 해야겠는데 정부가 직접 하기에는 떳떳치 못한 부문에서는 '회색'의 플레이어들을 동원해서 돈을 대신 벌게하고는 혹시나 문제가 되는 경우엔 이들을 처벌하고 '나는 모르는 일'로 만드는 방식입니다. 사략선은 '사적으로 약탈해도 좋다'고 묵인한 영국 해적들인데, 이들이 카리브해에서 중남미 은을 싣고 본국 스페인으로 이동하던 스페인 배들을 약탈했습니다. 평소에는 영국을 위해 은을 약탈했지만, 이것이 외교문제가 되면 영국 정부는 해적들을 처벌하기도 했습니다. 동인도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성기때 사병이 20만명이나 되는 사실상의 국가기관이었지만, 형식상으로는 민간기업이어서 혹시라도 외교문제가 되면 영국 정부는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선을 그을 수 있었습니다. 대략적으로 이런 두 가지 이유로 중국과 연계된 '범죄 산업'이 발달했다는 것이 이 기고문의 주장입니다. 국내정치는 합법과 불법이 명쾌하게 나눠지지만, 국제정치의 영역에서는 그 사이에 상당히 큰 '회색' 지역이 있습니다. 이런 회색 지역을 선악(善惡)의 잣대로 보지말고 사실의 세계로 보면 국제정치의 민낯을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2025년 11월 1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중국인 사이버범죄 용의자들이 중국 국적자 체포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앞서 인도네시아 당국은 금융범죄 혐의로 중국 당국의 수배를 받던 용의자들과 사기 혐의를 받는 중국인 27명을 추방했다. /사진=로이터/뉴스1
수년 동안 중국의 경제적 부상에 관한 국제사회의 논의는 중국이 어떻게 제조업과 수출 강국을 건설하고, 대륙적 규모로 이러한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산업정책을 활용해 왔는지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중국의 세계경제 지배에는 또 다른 어두운 측면이 있다. 바로 세계 '불법'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압도적인 역할이다.
중국과 홍콩의 암호화폐 중개업자들은 악명 높은 라자루스 그룹과 같은 북한 해커들이 탈취한 암호화폐를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현금으로 바꾸는 일을 돕고 있다. 또한 중국에 기반을 둔 네트워크들은 펜타닐을 판매하는 멕시코 마약 카르텔과 연계된 자금세탁업자들, 동남아시아의 온라인 사기 조직들, 전 세계 야생동물 밀매업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불법 활동을 추적하는 기관과 정부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불법경제는 연간 약 1조 달러의 수익을 창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스위스의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규모다. 전 세계 세관 당국이 압수한 위조상품의 약 3분의 2는 중국에서 생산되거나 홍콩을 경유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활동 가운데 일부를 단속하려고 노력해 왔다. 필리핀에서는 중국 공안부가 현지의 역외 도박 사업에 연루된 중국인 수백 명의 여권을 말소해 이들을 체포와 추방이 가능한 도피자 신분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 가운데 어느 것도 불법경제를 제대로 위축시키지는 못했다. 오히려 불법경제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는 부분적으로 이러한 불법 활동들이 중국의 합법경제를 떠받치는 것과 동일한 여러 요인에 의해 추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범죄조직들은 중국의 엄격한 자본통제와 산업 과잉생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발달한 핵심 금융-상업 인프라를 악용해 왔다.
중국 정부의 단속은 실제로 이뤄지고 있지만, 선별적이고 부분적인 데 그치고 있다. 불법경제의 일부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러시아와의 교역을 지속하는 것과 같이 중국의 보다 큰 전략적 목표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서로 무관한 범죄들로 보일 수 있는 현상들이 실제로는 중국의 불균형한 성장모델 및 대외정책과 긴밀하게 얽혀 있는 것이다.
미국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고전하는 가운데, 세계 불법경제에서 중국이 수행하는 역할은 전 세계에서 미국의 정책적 우선순위에 역행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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