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10만명 해고 vs BYD 4만명 채용…"중국차 EU 진출 못막아"

남형도 기자
2026.10.14 07:12

EU-중 '35만대 세이프가드' 이후 전망은…중국차 유럽 현지화 가속될 듯

중국 동부 산둥성 옌타이의 한 자동차 야적장에서 중국산 MG 사이버스터 전기차들이 수출을 위해 선박에 선적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2026.06.25. ⓒ AFP=뉴스1

유럽연합(EU)이 중국 하이브리드 차를 향해 '세이프가드' 조치를 발동했다. 이에 따라 중국산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입 대수가 수백만 대 줄어들 거란 전망이 나오자, 유럽 자동차 업계는 일단 환영한단 뜻을 밝혔다. 하지만 중국 자동차 회사의 현지화를 가속해 결국 중국 자동차의 유럽 진출을 막기는 어려울 거란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현지시간) "세이프가드 조치가 중국의 EU 시장 진출을 늦추긴 하겠지만 완전히 막진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11일 EU와 중국이 중국산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EU수출을 연간 35만 대로 제한하는 세이프가드 조치에 합의했다. 이는 12월1일부터 시행하고 이듬해부터 쿼터를 6%씩 늘리는 방식으로 4년간 운용한다.

중국 상무부도 13일 홈페이지 설명 자료를 통해 "2025년을 기준으로 물량을 확대하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재차 확인했다. 다만 EU와 달리 온도 차가 있었다. 상무부는 "중국 기업의 수출 여력 안정적인 성장을 보장했다"고 했다. EU의 중국산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입량이 2025년 기준 30만2000대였으므로 이를 기준으로 수출 물량이 늘어났음을 강조한 셈이다.

현지화 빨라져…BYD "2030년까지 유럽직원 4만명"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담당 집행위원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은 8~9일 중국 베이징에서 '제2차 EU-중국 무역·투자 협의'를 진행했다./사진=뉴시스

이 같은 세이프가드 조치는 도리어 중국 자동차딜러협회 자문위원인 리옌웨이는 블룸버그통신에 "하이브리드 차량 수입 제한은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유럽에서 생산을 현지화하는 속도를 확실히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에서 가장 잘 팔리는 모델 중 상당수가 수익성이 좋은 대형 SUV라고도 말했다.

중국 자동차 회사인 BYD가 유럽에서 대규모 채용을 단행할 거란 소식도 나왔다. BYD는 헝가리에 첫 유럽 공장을 세워 올해 4분기 생산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스텔라 리 BYD 해외사업 총괄 부사장은 12일 파리 모터쇼에서 블룸버그TV와 만나 "2030년에는 유럽 내 직원 수가 4만 명을 확실히 넘어설 것"이라고 했다. 이를 달성할 경우 BYD는 유럽 외 자동차 기업 중 가장 큰 규모의 고용주 중 하나가 된다. 그러면서 그는 "자동차 업계뿐 아니라 유럽 기업에서 해고된 근로자들을 포함해 다양한 분야에서 인재를 채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중국 전기차 회사 리프모터도 유럽에서의 생산량을 확대할 거라 밝혔다. 마이클 우 리프모터 공동대표는 블룸버그에 "이달 말부터 스페인 사라고사 공장에서 전기 SUV 출하를 시작할 예정이다"라며 "기계 부품 등을 포함해 차량의 절반은 유럽에서 조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라고사 공장에서 연간 5~10만대로 생산을 시작해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EU 업계 "첫걸음"…폭스바겐 경쟁압력 ↑

폭스바겐의 올리버 블루메 CEO./사진=뉴스1

프랑수아 프로보스트 르노 CEO는 "(세이프가드가 없었다면) 중국과의 무역 전쟁이 불거져 모두가 손해 봤을 것"이라며 "유럽 자동차 산업에 도움이 될 중대한 첫걸음을 뗐다"고 했다. 푸조·지프 등 다수 브랜드를 거느린 스텔란티스 자동차의 안토니오 필로사 CEO도 "좋은 이정표"라면서도 "첫걸음에 불과하다"고 했다.

대규모 구조 조정에 돌입한 폭스바겐의 올리버 블루메 CEO도 11일 로이터 통신에 "정책 당국이 적절한 제도적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폭스바겐은 지난 10년간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약 25%의 점유율을 유지하며 판매량 기준 1위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BYD와 리프모터 등 중국 업체들이 유럽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지를 넓히며 압박이 커졌다.

폭스바겐은 현재 약 10만명의 대규모 인력 감축과 생산시설 재편 등 구조조정도 추진하고 있다. 그룹 전반의 복잡한 사업 구조를 단순화하는 한편, 독일 내 최대 4개 공장의 폐쇄 가능성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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