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마트 황당한 사이버 공격… 해커들, 찜통 냉장고 만들었다

조한송 기자
2026.10.14 04:00

연결형 냉장시스템 해킹… 온도 올려 식품손실·화재
400여곳 수백억 피해… 두달전 미군부대 사례 유사
앤트로픽 "소형 AI도 위험" IoT 보안체계 비상걸려

프랑스 내 주요 대형마트의 제어시스템이 12일(현지시간) 해킹에 뚫려 밤사이 매장 내 냉장시스템이 마비됐다. 이로 인해 주요 식자재가 부패했고 수백억 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8월말 미국의 군부대 내 매장에서 냉장고가 오작동하면서 피해를 본 지 두 달 만에 나타난 유사 사례다. IoT(사물인터넷) 기기가 늘어나는 가운데 AI(인공지능) 모델 개발사인 앤트로픽은 "AI모델이 보안이 취약한 스마트가전을

점거해 해킹의 거점으로 을 수 있다"는 내용의 실험결과를 발표했다.

12일(현지시간) 프랑스 낭트 인근의 한 마트 냉동식품 코너가 폐쇄돼 있다. 프랑스에선 슈퍼마켓체인 수백 곳에서 냉장시스템이 파괴되고 화재가 발생하는 사이버 공격이 발생했다. /낭트(프랑스)로이터=뉴스1

◇냉동고 온도가 50도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해커들이 밤사이 프랑스 전역의 수백 개 대형마트에 설치된 냉장·냉동고의 온도를 섭씨 50도까지 올리는 사이버 공격을 감행했다. 파리 검찰청은 "프랑스 내 여러 대형 유통업체의 연결형 냉장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는 대규모 공격이 발생했다"며 "이로 인해 식품손실과 화재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해킹사고로 '까르푸'는 자사 매장 80곳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고 프랑스 내 약 490개 매장을 운영하는 '모노프릭스'는 전체 매장의 약 5%가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슈퍼마켓 체인 '앵테르마르셰'의 티에리 코티야르 CEO(최고경영자)는 "전례 없는 이번 공격으로 인한 하루 피해액이 전국적으로 수천만 유로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BBC는 프랑스 전역에서 400개 매장이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통상 대형마트의 냉장매대는 인터넷으로 연결된 제어패널을 통해 통합관리된다. 유지보수업체가 원격으로 설비를 조절할 수 있게 돼 있다. 프랑스 사이버보안청은 덴마크 기업 댄포스가 공급한 소프트웨어에서 보안취약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댄포스 측은 "해당 제품들이 구버전 펌웨어로 작동 중이었다"며 "고객들에게 최신 펌웨어 업데이트를 유지하고 구형 시스템은 최신 솔루션으로 바꿀 것을 지속해서 권고했다"고 해명했다. 이번 공격은 지난 8월말 미국 내 군부대의 10여개 매점에서 발생한 냉장고 오작동 및 식품손실 사건과 유사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앤트로픽 "소형 AI라도 가전제품 해킹 가능"

해커들의 공격범위가 대형 유통체인 냉동고까지 침투하면서 보안우려가 대두한 가운데 앤트로픽이 이날 유의미한 실험결과를 발표했다. 소형 AI모델이라도 스마트 가전제품 등 상용 IoT 기기에서 자가복제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불과 몇 달밖에 남지 않았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는 곧 AI가 가정 내 주요 스마트가전을 점거해 해킹의 거점으로 삼을 수 있다는 의미다.

앤트로픽은 AI모델이 보안이 취약한 기기를 탐색하고 해당 기기에 자기 자신을 복제해 침투한 뒤 사람의 개입 없이 스스로 계속 확산해나갈 수 있는지를 실험했다. 연구대상은 일반적으로 보안수준이 취약한 안드로이드 TV, 스마트 가전제품 등 인터넷에 연결된 IoT 기기였다.

연구결과 파라미터(매개변수) 300억개 미만의 소형 AI모델도 자가복제에 필요한 다단계 과정을 상당부분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앤트로픽은 "소형 AI모델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발전할 경우 올해 말이면 스스로 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AI 에이전트의 무단확산을 막기 위해 관련 시스템의 보안강화가 시급하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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