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전설적인 헤지펀드 매니저인 폴 튜더 존스가 신규 주식 발행의 급증이 인공지능(AI) 중심의 강세장을 위협하면서 내년에 미국 증시가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13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튜더 인베스트먼트의 창립자인 존스는 "2027년은 2002년 이후 미국 주식 시장에서 가장 부정적인 수급 구도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나는 내년 한 해 내내 매도(숏) 포지션을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1987년 10월 '블랙 먼데이' 주가 폭락을 예측하고 막대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가 내년도 미국 주식시장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주요인은 대형 기업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자금조달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이미 올해 공모·유상증자·전환사채 발행 등을 통해 4310억달러를 조달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최종 조달 금액이 6750억달러에 달해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시장 과열기로 인한 이전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관측한다.
존스는 이러한 상황이 수익을 내지 못하는 수많은 기업이 잇따라 상장했던 닷컴 버블 당시의 마지막 기간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존스는 "1998년부터 2002년에 이뤄진 모든 신규 발행과 기업공개(IPO)는 매도(숏) 전략을 취하기에 가장 쉬운 시기로 만들어줬다"며 "의무보호예수 해제가 지속해서 이어지며 시장에 유동성이 끊임없이 공급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상장했던 기업들의 의무보호예수 기간이 해제되면서 매물이 시장에 대거 쏟아졌다는 의미다.
올해는 특히 스페이스X를 비롯해 SK하이닉스의 미 증시 상장 등 대형 기업의 블록버스터급 IPO가 줄을 이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사인 앤트로픽을 비롯해 오픈AI도 상장을 저울질하고 있다. 존스는 급격히 발전하는 AI 기술로 인한 불확실성 때문에 이들 기업 임직원 중 다수가 보유 자사 주식을 처분, 분산 투자에 나서고 싶어할 것으로 관측한다. 그는 "해당 주식들이 상당수 매물로 쏟아져 나오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존스는 AI 투자 열풍이 닷컴 버블 피크 때 투자자들이 경험했던 것처럼 비극적인 결말을 맺을 수 있다고 거듭 경고해왔다. 하지만 AI 투자 열풍의 최정점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존스는 "11월 중간선거 이후 어쩌면 앤트로픽이 상장하고 나면 우리가 12월과 1월에 일반적으로 목격하는 광란의 장세가 펼쳐질지도 모른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