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 의혹' 주그리스 미국대사 사임...백악관 요구 2시간 만

이지웅 기자
2026.10.14 11:33
킴벌리 길포일 주그리스 미국대사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2026년 10월 7일 그리스 아테네의 총리실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각종 비위 의혹에 휩싸인 킴벌리 길포일 주그리스 미국대사가 결국 사임했다. 백악관이 공개적으로 사임을 요구한 지 약 2시간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의혹) 보도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사임 배경을 직접 밝혔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과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케이티 재커리아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길포일 대사에게 사임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길포일 대사는 약 2시간 뒤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는 "주그리스 미국대사로 근무한 것은 평생의 영광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감사를 표했다. 다만 "제기된 의혹은 거짓이며 내 이름과 명예, 진실성을 적극적으로 지킬 것"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사진=킴벌리 길포일 SNS 'X'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길포일 대사 사임 직후 기자들과 만나 "그리스에서 일을 잘하고 있었지만 우리가 읽은 보도 내용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길포일 대사와 직접 통화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더 이상 그 자리에 있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길포일 대사가 트럼프 대통령 후원자에게 신용카드 대금 10만달러(약 1억4000만원)를 대신 갚아달라고 요구하며 행정부 고위 관계자와의 접촉을 약속했다는 의혹 등을 보도했다. 길포일 측은 해당 금액이 대사 지명 이전의 미지급 강연·행사 출연료라며 부인해 왔다. 길포일 대사가 그리스 건설·에너지 기업 아크토르그룹의 사업을 지원하고 해당 기업 로비스트가 비공개 외교 회의에 참석하도록 허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리스 정치권에서도 파장이 이어졌다. 그리스 야당들은 백악관의 사임 요구 발표에 앞서 외교부에 길포일 대사를 소환해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할 것을 촉구했다. 시아 아나그노스토풀루 전 외교부 차관은 지난 9일 의회에서 "무엇보다 국가의 존엄성이 걸린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 국무부 감찰관실도 관련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식 조사 착수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들도 진상 조사를 촉구하고 있어 사임 이후에도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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