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화학, 가구, 기계 등 주요 산업 부문에서 중국산 제품의 수입을 줄이기 위해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지난해 3600억유로(약 533조원)에 달했던 대중국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한 EU 차원 대응이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수입 캡(한도 설정)이나 관세 형태로 도입될 수 있는 이번 조치는 이르면 내년 1분기에 발표될 것으로 관측된다. EU는 최근 중국과 연간 수입량을 35만대로 제한하며 중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의 유입을 제한했는데, 이 같은 방식을 타 부문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다.
신규 발표될 조치는 하이브리드 차량 사례와 같은 수입 쿼터제 방식 혹은 일정 물량을 초과하는 수입분에 부과금을 물리는 '관세할당제(TRQ)' 형태일 가능성이 높다. 세이프가드 조치는 특정 부문의 제품 수입이 급증할 경우 EU가 해당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블룸버그 통신이 앞서 보도한 바에 따르면 EU는 이미 중국산 수입품이 급증한 분야를 파악하기 위해 무역 데이터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EU의 무역 정책을 담당하는 집행위원회(EC)는 중국 정부의 보복을 유발해 무역 전쟁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하면서도 자국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대책을 찾는다는 방침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집행위원장은 이달 초 기자들과 만나 "우리 산업계가 조치를 요구했고 우리는 이를 경청했다"며 "추가적인 세이프가드를 포함해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들은 EU가 중국 측과의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조치를 도입하는 방안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논의를 거쳐 수입 제한 대상을 변경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 중국 상무부는 이달 초 성명을 통해 "EU가 압박을 가함으로써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된다"며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중국의 의지와 능력을 저평가해서도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집행위원회는 이와 별도 오는 12월부터 시행될 수 있도록 하이브리드 차량 수입 한도 이행에 관한 제안서를 향후 몇 주 안에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조치는 4년간 적용될 예정이며 조치 2년차부터는 중국 하이브리드차 수입 쿼터가 연 6%씩 늘어나게 된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일본이나 한국 등 다른 국가에서 들여오는 차량에 대한 쿼터 역시 비슷한 방식을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