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블루웨이브 땐 AI투자 빨간불?…"K반도체는 장밋빛"

남형도 기자, 뉴욕=심재현 특파원
2026.11.04 03:49

[美 중간선거] 통상·산업정책 재편 분기점, 배터리·자동차 등 업계 촉각
민주당 양원탈환 전망에 관세·대미투자법 제동 가능성도

24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중간선거 유세 행사 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태드 셰로드 브라운 오하이오주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오른쪽)와 민주당 오하이오 주지사 후보 에이미 엑턴(왼쪽)과 손을 잡고 있다./사진=뉴스1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후반기 국정운영의 분수령이 될 중간선거 본투표가 3일 실시된 가운데 한국시간으로 4일 오전 8시부터 개표가 시작된다. 이번 선거는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2년에 대한 평가무대이자 미국의 통상·산업정책 지형을 재편할 중대 분기점으로 한국 기업들의 대미투자 전략과 수출전망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트럼프 2기 들어 가속화한 고율 관세정책과 대미투자 이행압박 속에서 의회의 주도권이 어디로 넘어가느냐에 따라 한국 반도체·배터리·자동차업계의 셈법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민주당의 승리로 AI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 데이터센터 개발도 어려워질 수 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K반도체 기업은 여전히 견조할 것이란 전망이 동시에 나온다.

최대 관전포인트는 민주당의 의회 다수당 탈환 여부다. 전날(2일) 미국 선거예측 기관인 디시전데스크HQ에 따르면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할 가능성은 83%다. 상원을 탈환할 가능성도 63%로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선거예측 기관들의 전망을 통해 민주당이 하원(435석)에서 과반인 224석을 확보할 것이라고 봤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민주당이 양원을 차지하면 AI기술에 대해 더 엄격히 규제하고 감독할 것"이라며 "지방정부들도 지역사회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오는 걸 막아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지층에선 AI 규제에 찬성하는 비율도 높다. 지난달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와 함께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의 약 80%가 AI 규제강화에 찬성했다.

모간스탠리의 미국 공공정책 연구책임자인 아리아나 살바토레는 "당장 데이터센터를 멈춰 세울 법이 생기는 건 아니지만 2029년까지 관련 규제법안이 쏟아질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이번 선거가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화교은행(OCBC)의 아프달 라흐만 자산관리부문 이사는 "미국에서 AI 관련 규제가 바뀌거나 인프라 투자가 흔들리면 반도체를 공급하는 아시아 국가의 경제와 증시 전체에 곧바로 충격이 전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 반도체기업들이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애버딘인베스트먼트의 프룩사 이암통통 아시아·태평양주식부문 대표는 블룸버그에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기업들은 구조적인 투자흐름에서 여전히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며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이들 기업은 비교적 잘 대응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하원이나 상원의 주도권을 잡는 여소야대 구도가 만들어진다면 트럼프행정부가 강행한 관세정책과 행정명령 위주의 통상압박에 대한 의회의 견제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관세부과 행보에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다. 반면 법안처리를 둘러싸고 백악관과 의회의 샌드위치 국면이 이어지면서 미국 내 투자인센티브 및 법안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일각에선 민주당이 의회권력을 잡더라도 세수를 뒷받침하게 된 관세정책을 전면적으로 되돌리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이 상원까지 탈환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조기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한편 미 동부지역을 시작으로 서부지역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임기 2년의 연방하원 의원 전체 435석 △임기 6년의 연방상원 의원 100석 중 35석 △36개 주의 주지사 및 주의회 의원을 선출한다. 각 당의 우위가 뚜렷한 지역의 주지사와 상·하원의원 당선인은 개표 초반에 드러나겠지만 경합지 후보들의 당락은 한국시간으로 4일 오후 2시 이후에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우편투표 합산과 재검표 요구 등이 겹치면 상원 다수당의 윤곽은 빨라야 4일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종료된 사전투표에선 5400만명 넘는 유권자가 투표를 마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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