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현지시간)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칼시와 폴리마켓 등 주요 예측시장 플랫폼에서 선거 결과를 두고 거래된 금액이 약 19억달러(약 2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전날 오후 8시 기준 집계 결과다. 기존 여론조사의 한계를 보완할 실시간 데이터로 주목받는 동시에 대선·중간선거판이 거대한 금융 투기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경고도 거세다.
총 19억달러 중에 칼시에서 13억달러, 나머지는 폴리마켓에서 거래됐다. 참여자들은 상·하원 다수당 구도나 주지사 선거 결과 같은 굵직한 정국 향방뿐만 아니라 특정 후보가 연설에서 어떤 단어를 언급할지 수준의 세부적인 항목까지 7000개 이상의 개별 거래 계약에 돈을 걸었다고 WP는 전했다.
2022년 중간선거 당시 두 플랫폼의 월간 합산 거래액이 400만달러 수준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4년 만에 거래 규모가 수백배 이상 폭발적으로 팽창한 셈이다.
예측시장 플랫폼의 이 같은 폭발적 성장의 배경에는 주요 미디어들과의 공격적인 전략적 제휴가 자리 잡고 있다고 금융전문매체 더 데일리 업사이드는 분석했다. CBS, CNN, 폭스뉴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주요 방송사와 일간지가 예측시장 플랫폼과 실시간 데이터 공유 계약을 맺고 개표 방송과 선거 기사에 예측시장 배당률을 적극 인용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더 가디언은 "예측시장에서 돈을 거는 트레이더들이 사실상 새로운 정치 평론가 역할을 하고 있다"며 실시간 승률 변화가 기존 여론조사 평균치보다 더 빠르게 언론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현상을 지적했다.
경제매체 쿼츠에 따르면 선거 당일 직전 칼시(74%)와 폴리마켓(73%) 트레이더들은 민주당의 상원 다수당 확보 가능성을 70% 이상으로 평가하는 등 여론조사 집계보다 한발 빠른 반영세를 보였다.
예측시장이 급부상하면서 신뢰성과 민주주의에 미칠 영향에 대한 논쟁도 뜨겁다. 찬성론자들은 데이터 과학자들과 시장 옹호자들은 돈을 건 트레이더들의 합리적 판단이 결합되면서 최근 응답률 급감으로 신뢰도가 떨어진 전통적 여론조사보다 예측시장이 실시간 이슈나 악재에 훨씬 빠르게 반응한다는 점을 장점으로 든다.
반면 외교관계위원회(CFR) 및 미 유수 연구기관들은 법적·윤리적 위험을 경고한다. 거액을 움직이는 이른바 '고래' 트레이더 한두 명이 특정 후보의 승률을 인위적으로 올릴 수 있고 캠페인 관계자 등의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내부자 거래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거래 플랫폼이 다양하고 사용자의 신원이 익명화되다 보니 정확히 누가, 몇 명이 선거에 베팅했는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또 특정 후보의 승률이 압도적인 것으로 표시될 경우 유권자들에게 이미 결과가 나왔다는 착시를 일으켜 실제 투표율을 낮추는 등 민주적 선거 절차를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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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번 중간선거가 예측시장이 여론조사의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판가름하는 최대의 평판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실제 투표 결과가 예측시장의 배당률 및 확률 표기와 일치할 경우 예측시장의 영향력은 한층 공고해지겠지만 대형 오차가 발생할 경우 금융 규제 당국 및 각 주 정부의 불법 도박 규제 쇠퇴 및 입법 제재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