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아성 무너져"…텍사스서 민주당 탈라리코 승리

조유진 기자
입력 2026.11.04 16:45 수정 2026.11.04 16:45

[美 중간선거] 제임스 탈라리코, 89% 개표 기준 53.9% 득표…공화당 팩스턴 후보 꺾어

[오스틴=AP/뉴시스] 제임스 탈라리코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오스틴)가 3일(현지 시간) 텍사스주 오스틴의 선거 캠프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탈라리코 후보는 공화당의 켄 팩스턴 후보를 꺾고 승리했다. 2026.11.04. /사진=민경찬

민주당 제임스 탈라리코 연방 상원의원 후보가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켄 팩스턴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보수의 심장' 텍사스에서 민주당 상원의원이 나온 것은 1988년 이후 38년만이다.

4일(현지시간) AP에 따르면 탈라리코는 89% 개표 기준 53.9% 득표, 상대 팩스턴(득표율 44.2%)을 꺾으며 당선됐다. 탈라리코의 상대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막대한 자금 지원을 받은 팩스턴이었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오가는 선거에 대해 탈라리코는 권력층의 영향을 견제해야 한다며 유세 현장에서 "텍사스는 누구에게도 팔 수 없다"고 외쳤다.

생활비·부패 쟁점에 흔들린 공화당 아성

미국에서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텍사스는 주민이 3100만명에 달한다. 텍사스는 오랫동안 공화당의 핵심 지지 기반이자 보수 진영의 대표적인 거점으로 꼽혀왔다. 불과 2년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곳에서 두 자릿수 격차로 승리했다.

그러나 탈라리코는 여론조사 평균에서 앞섰다. 팩스턴의 '사법리스크'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생활비 부담이 커지면서 전국적으로 공화당 후보들이 수세에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팩스턴의 각종 법적·윤리적 논란은 탈라리코가 지지층을 넓히는 데 유리하게 작용했다. 팩스턴은 주 법무장관으로 재임하는 동안 증권사기 중범죄 혐의로 기소됐고 부패 혐의로 연방 수사를 받았다. 공화당이 장악한 텍사스주 하원에서 탄핵까지 당했지만 주 상원은 탄핵 재판에서 그에게 무죄 평결을 내렸다.

'정치자금 공세' 뚫은 37세 신예...부유층-일반 시민 간 격차 강조

머스크는 지난달 공화당 후보를 지원하는 정치활동위원회(PAC)인 이른바 '상원리더십기금'에 총 1억5800만달러를 기부했다. 상원리더십기금은 이 자금을 텍사스 PAC에 전달해 팩스턴을 지원했다. 이번 선거는 미국에서도 가장 많은 비용이 투입된 선거 중 하나였다. 정치광고 분석업체 애드임팩트에 따르면 TV와 라디오 등 광고에 총 5억달러 넘는 돈이 투입됐다.

탈라리코는 이에 맞서 정치권의 부패와 억만장자의 영향력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부유층과 일반 시민 사이의 격차가 좌우 진영 간 갈등보다 더 깊다는 메시지를 내세웠다. 공화당 지지층의 표심까지 얻어야 했던 그는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인 생활비 상승 문제도 집중적으로 공략하며 선거에서 승리했다.

올해 37세인 탈라리코는 내년 1월 취임하면 역대 최연소 연방 상원의원이 된다. 현직 공화당 존 코닌 상원의원의 뒤를 이을 예정이다. 연방 정치 경험이 없는 신예 정치인 탈라리코는 4선 주 하원의원이로 전직 중학교 교사 출신이다. 그는 장로교 신학교에서 공부한 신학생이기도 하다.

한편 또 다른 격전지였던 아이오와, 캔자스, 오하이오 등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이 공화당 후보를 꺾고 상원 의석을 탈환했다. 팩스턴은 패배를 인정하며 "공화당이 전국적으로 힘든 밤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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