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31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올렸지만 엔화가 오히려 약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1380원대에 머물고 있다. 다만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장중 1387원까지 올랐던 환율은 상승폭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1.1원 오른 1383.3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7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환율은 전날보다 0.1원 내린 1382.2원에 출발해 오전 9시20분께 1379.7원까지 하락했다. 이후 상승 전환해 낮 12시45분께 1387.1원까지 올랐다. 지난달 26일 장중 기록한 1388.3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오후 들어서는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 등이 유입되면서 환율이 1380원대 초반으로 내려왔다. 추석 연휴를 앞둔 수출업체의 환전 수요와 반도체 기업의 달러 매도 물량이 환율 상단을 누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외환시장의 최대 변수였던 BOJ의 금리 인상은 엔화 강세로 이어지지 않았다. BOJ는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 정책금리를 연 1.0% 수준에서 1.25% 수준으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6월 이후 3개월 만의 추가 인상으로, 일본의 기준금리는 1995년 이후 3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통상 일본 금리 인상은 미·일 금리차 축소 기대로 엔화 강세 요인이지만 이날 엔화는 반대로 움직였다. 엔/달러 환율은 BOJ 결정 전 156엔대에서 157엔대로 상승했다. 시장에선 BOJ의 금리 인상이 시장에 상당 부분 선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한다.
미·일 금리차가 빠르게 좁혀지기 어렵다는 인식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 정책위원 9명 중 2명이 금리 인상에 반대한 점을 고려하면 BOJ가 추가 금리 인상을 이어가더라도 속도는 신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에는 미국의 통화긴축 재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준이 지난 1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뒤 환율은 약 3주 만에 1380원대로 올라섰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수급 측면에서는 SK하이닉스 ADR 자금 유입 이벤트의 마무리와 국민연금의 환헤지 중단 소식이 달러/원 반등을 이끌었고, 최근 국제유가 상승과 연준의 금리 인상 및 추가 인상 기대도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오 연구원은 "당분간 유가 상승과 4분기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주목하며 달러와 원/달러 환율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올해와 내년 역대 최대 규모의 무역수지 및 경상수지 흑자 폭과 반도체 사이클, 3% 이상의 성장세로 점차 1200~1300원대까지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