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반도체 제조업 사업장 27곳을 집중 점검한 결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 338건을 적발했다. 이 가운데 28건은 사법처리하고 120건에 대해서는 총 1억1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6월 불소 누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를 비롯해 반도체 제조업 27개소를 대상으로 6월26일부터 9월18일까지 집중 점검을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반도체 제조업은 유해·위험 화학물질과 고압가스를 취급해 화재·폭발·누출 등에 따른 대규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업종이다.
전체 위반사항 338건 가운데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에서 119건, 나머지 26개 사업장에서 219건이 적발됐다. 청주캠퍼스에서는 28건이 사법처리 대상이 됐고 84건에 대해 3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나머지 26개 사업장에서는 36건에 대해 8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181건은 시정조치된다.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에서는 안전밸브 전·후단에 차단밸브를 설치하거나 폭발위험장소에서 방폭 성능이 없는 전기기계·기구를 사용하는 등 화재·폭발 위험과 관련한 위반사항이 확인됐다. 안전밸브에 차단밸브를 설치하면 비상 상황에서 안전밸브 기능이 마비돼 폭발로 이어질 수 있고, 방폭 성능이 없는 장비는 스파크 발생 시 화재·폭발 위험이 있다.
특히 지난 6월 발생한 청주캠퍼스 화재·폭발 사고는 공정안전보고서의 부적정 이행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안전보고서에 따른 사전점검을 하지 않았고, 안전작업허가 대상인 가스작업을 허가 없이 시작한 사실이 적발됐다. 노동부는 관련 위반사항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고 공정안전보고서 보완이 필요한 7건은 시정조치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비롯한 나머지 26개 사업장에서도 안전관리 미흡 사례가 잇따라 확인됐다. 황산 배관 엔드캡 미설치, 밸브 개폐방향 미표기, 가스감지기 미설치 등 화재·폭발·누출 관련 위반이 적발됐다. 추락·감전·끼임 방지조치가 미흡하거나 밀폐공간 작업 표지가 부착되지 않은 사례도 확인됐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서는 도급승인 작업에 대한 작업절차서를 지키지 않은 사실이 적발돼 도급승인이 취소됐다. 해당 사업장에서는 질산 폐액에 노동자가 접촉하는 재해도 발생했다. 또 다른 사업장에서는 안전검사를 받지 않은 산업용 리프트가 적발돼 사용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노동부는 이번 점검에서 확인된 위반사례를 관련 협·단체와 공유하고, 이번 점검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사업장에서도 화재·폭발·누출 위험요인을 자체적으로 확인하고 개선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류현철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반도체 공장은 유해가스·고압가스를 다루는 만큼 작은 관리 소홀도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번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 사고는 경고등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반도체 산업에 걸맞게 중대재해 예방 역시 최고 수준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