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장관 "단 한 푼도 허투루 쓸 수 없다…대미투자, 미국 진출 기회"

조규희 기자
2026.10.01 05:58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박정성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6.09.22. /사진=뉴시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2일 국회 보고 직후 브리핑을 열고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전략투자 프로젝트 세부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한·미 전략투자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10개월간의 치열한 협상을 거쳐 확정된 이번 계획에는 텍사스 가스복합화력 발전,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 알래스카 LNG 개발 등 3개 대형 프로젝트가 포함됐다.

김 장관은 "저를 비롯한 협상팀은 거의 매달 미국을 방문하고 수십 차례 화상회의와 막판 밤샘 협의를 이어갈 정도로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였다"며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단 한 푼도 허투루 쓸 수 없다는 생각으로 상업적 합리성과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협상했다"고 강조했다.

◇223억 달러 규모 텍사스 가스발전…미국 내 대형원전 8기 건설

첫 번째 프로젝트는 텍사스주 엔시날 지역에 총사업비 223억 달러를 투입하는 '프로젝트 스타(Project Star)'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직접 공급하는 6472MW(메가와트) 규모의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운영하는 사업이다. 2029년 1단계 상업운전을 시작해 2032년 전체 설비 가동을 목표로 한다.

글로벌 9위 부동산 개발사 'Related Companies', 미국 1위 발전운영사 'NextEra Energy', 텍사스 5위 천연가스 공급사 'Lewis Energy Group'이 주도한다.

김 장관은 일부 불확실성 우려에 대해 "글로벌 유수 기업이 파트너로 참여하고 텍사스 전력시장이 2025~2030년 연평균 13.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 적정 전력 가격이 유사 사업 범위 내에 있는 점 등을 감안해 상업적 합리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기자재 공급, 엔지니어링, 시공, 장기 운영·정비(O&M) 등 사업 전 과정에서 우리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프로젝트 파워(Project Power)'는 미국 내에 한국형 APR1400 2기를 포함해 총 8기의 대형 원전을 건설하는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다. 한·미 양국 정부와 한전, 한수원, 웨스팅하우스(WEC)가 함께 참여한다. 총재원은 최대 1200억 달러로 약 1000억 달러의 건설비와 200억 달러의 예비비로 구성된다.

김 장관은 "예비비 200억 달러는 원전 건설 시 발생 가능한 비용 초과(Cost Overrun)에 대비해 책정한 금액으로, 실제 집행되지 않더라도 투자 이행액으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장주기 품목 선제 확보를 위해 국회 보고 등 법적 요건 충족을 전제로 연말까지 최대 100억 달러를 먼저 지급하는 방안을 협의했으며 상업적 이익 공유를 위한 한국 기업의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도 추진한다.

김 장관은 "기업 간 타협협정(SA)으로 미국 내 APR1400 진출이 불가능한 상황이었으나 미 측과 치열하게 협상해 얻어낸 결과"라며 "원전 종주국인 미국에서 해외 노형 중 최초로 한국의 APR1400을 건설함으로써 독자 노형에 대한 신뢰도 제고와 수주 가능성 향상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 검토, 관세 인하 혜택

세 번째 '프로젝트 노스(Project North)'는 알래스카 북부 천연가스를 남부까지 운송하는 대규모 가스 파이프라인과 수출용 LNG 터미널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김 장관은 "알래스카 LNG는 상업적 합리성이 확인되는 경우에 추진한다는 분명한 원칙을 가지고 검토하겠다"고 단언했다.

사업 추진 시 미 측은 철강 등 주요 기자재에 대한 관세 인하 혜택을 부여하고 경제성 있는 장기 LNG 구매계약(Offtake Agreement) 보장과 알래스카 LNG에 대한 한국의 우선적 접근권을 제공하기로 했다.

김 장관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가 추진되더라도 우리의 대미 투자 금액은 어떠한 경우에도 당초 미 측과 합의한 총 2000억 달러, 연 200억 달러 송금 한도를 초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LNG 수급 다변화를 통한 에너지 안보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 '연 200억 달러 송금 캡' 명문화… 원리금 회수 전 5:5 배분 고정

정부는 공적 자금 손실 방지를 위해 우산형 투자목적회사(I-SPV) 체제를 도입하고, 치열한 협상을 통해 구속력 있는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했다. 김 장관은 "한국이 전체 프로젝트 투자금에 대한 총 원리금을 모두 회수할 때까지는 모든 개별 프로젝트의 한·미 간 배분 비율이 5 대 5로 유지되며, 1 대 9로의 전환은 보류된다"고 강조했다.

원리금 산정 기준인 간주이자율은 '미국채 20년물 금리 + 가산금리'를 적용하며 미국 납부 소득세는 한국 배분금에 가산(Gross-up)해 세후 5 대 5 배분율을 보장받는다. 재무제표 정기 보고 등 정보권과 중요 사항에 대한 동의권도 확보됐다. 김 장관은 "이번 대미 프로젝트는 단순히 관세 합의를 이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에너지, AI, 원전, LNG 등 양국 미래 산업과 경제 안보 직결 분야에서 산업 협력의 새 시대를 열어가는 것"이라며 "한·미 전략투자가 우리 기업의 성장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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