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한국 경제가 1.0% 성장하며 전 분기보다 성장세가 확대됐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설비투자 증가가 성장을 견인했다. 당초 예상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올해 연간 3%대 후반 성장 가능성도 커졌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6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질 GDP는 전기 대비(이하 같은 기준) 1.0% 성장했다.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보면 0.97%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4% 증가했다.
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0.1%에서 올해 1분기 1.8%로 크게 반등한 뒤 2분기 0.6%로 낮아졌다가 3분기 1.0%로 다시 높아졌다.
3분기 성장률은 한은의 지난 8월 전망치(0.3%)를 0.7%포인트 웃돌았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3분기 전망 상회분은 연간 성장률을 0.35%포인트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존 한은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3.3%)에 단순 반영하면 3.65%에 해당한다.
이 국장은 "3분기까지 누적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3.6%"라며 "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에 머물러도 연간 3.6% 성장하고, 4분기에 1.4% 이상 성장하면 연간 4% 성장도 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3분기 수출은 반도체와 기계·전기장비 등을 중심으로 2.3% 증가했다. 전 분기 증가율(1.3%)보다 확대됐다. 원유와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의 수입도 2.4% 늘었다.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0.1%포인트였다.
이 국장은 "반도체가 전체 경제성장의 절반 정도를 담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내년에는 HBM 생산 효과로 물량 증가율이 올해보다 높아지겠지만 가격 상승률은 다소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간소비는 승용차와 가전제품 등 재화 소비와 금융·음식 등 서비스 소비가 모두 줄면서 0.2% 감소했다. 2022년 1분기(-1.0%) 이후 4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민간소비의 성장 기여도는 -0.1%포인트로 집계됐다. 반면 정부소비는 1.9% 증가했다.
이 국장은 "주식시장 조정에 따른 금융서비스 소비 감소와 10년 만의 완성차 전면 파업에 따른 차량 인도 지연이 영향을 미쳤다"며 "두 가지 특이 요인이 없었다면 민간소비는 0.2% 감소가 아닌 0.4%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투자도 개선됐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을 중심으로 4.1% 증가했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2.3%, 건설투자는 0.7% 각각 늘었다. 내수 전체의 성장 기여도는 0.9%포인트로 전 분기(0.3%포인트)보다 확대됐다.
이 국장은 "2분기 중동전쟁이 발생하면서 정부가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상반기에 예산 집행을 아껴둔 측면이 있다"며 "3분기에는 대형 건설 프로젝트와 GPU 수입 등 설비투자에 지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활동별로는 제조업이 컴퓨터·전자·광학기기와 기계·장비 등을 중심으로 2.0% 증가했다. 건설업도 토목건설이 늘면서 2.0% 성장했다. 반면 서비스업 성장률은 전 분기 1.0%에서 0.2%로 둔화했다.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3.4% 증가하며 실질 GDP 성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8.8% 증가해 1977년 4분기(19.0%) 이후 48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향후 성장세의 관건은 민간소비 회복 여부다. 이 국장은 "수출과 투자는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민간소비가 어느 정도 반등할 것인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