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에 이어 40㎡ 이하 초소형 아파트까지 10억원을 넘어서는 거래가 늘고 있다. 주택 가격 부담이 커지자 넓은 집 대신 면적을 줄여서라도 내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매매시장뿐 아니라 경매시장에서도 초소형 아파트가 시세에 근접한 가격에 낙찰되는 등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에서 거래된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는 총 2만2466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전용면적 40㎡ 이하 초소형 아파트는 총 4142건으로 집계됐다. 최고가는 종로구 교북동 경희궁자이(4단지) 전용 37.26㎡로 지난 6월 28일 10억원에 거래됐다.
초소형 아파트는 통상 전용면적 40㎡ 이하 주택을 가리킨다. 방 한두 개에 거실과 주방이 결합한 구조가 많아 1인 가구나 신혼부부 등에게 적합하다. 과거에는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주택으로 인식됐지만 서울 주요 지역의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이제는 초소형조차 10억원을 웃도는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서울 도심이나 한강변 등 선호 단지에서 면적보다 입지와 주거 여건을 우선하는 실수요가 초소형 아파트의 가격을 탄탄하게 뒷받침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면적을 줄이더라도 선호하는 단지에 주택을 장만하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이다. 출퇴근이 가능한 서울 생활권에 계속 머물면서 교통·교육·편의시설 등 기존 인프라를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초소형 아파트의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초소형 아파트의 인기는 경매시장에서도 확인된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에서 전용면적 60㎡ 이하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은 올해 4월 105.1%에서 5월 109.2%, 6월 112.8%로 상승했다. 낙찰가율은 감정가를 기준으로 실제 낙찰가격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말해준다. 낙찰가율이 112.8%라면 감정가를 12.8% 웃도는 가격에 낙찰을 받았다는 의미다.
향후 임대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도 초소형 아파트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가구 규모 축소가 초소형 주택의 실거주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이란 판단이다.
다만 같은 전용면적이라도 역세권 여부와 단지 규모, 준공 연도, 주변 생활 인프라 등에 따라 가격과 수요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고가 거래가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초소형 아파트 전반의 투자 가치가 높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중개업계 관계자는 "서울 집값이 오르면서 면적을 줄여서라도 선호 지역에 거주하려는 수요가 초소형 아파트 시장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다만 실거주 목적이라면 현재의 생활 여건뿐 아니라 향후 가구 구성 변화까지 고려해야 하고 투자 목적이라면 매입 가격과 환금성을 더욱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