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아파트값의 월간상승률이 2년6개월 만에 서울을 웃돌았다. 서울의 오름폭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경기는 동탄, 병점, 군포 등 남부권을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강한 오름세를 이어갔다. 특히 수원 영통구는 최근 석 달 새 9.5% 오르며 수도권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26일 머니투데이가 KB부동산의 월간주택가격 시계열을 분석한 결과 10월 조사(12일 기준)에서 경기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0.74% 상승해 서울(0.61%)을 0.13%포인트(P) 웃돌았다. 경기의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서울보다 높았던 것은 2024년 4월 이후 30개월 만이다. 당시는 서울과 경기 집값이 모두 하락 흐름이었다. 경기가 0.15%, 서울이 0.17% 각각 하락해 경기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두 지역이 함께 오르는 가운데 경기 상승률이 서울을 앞선 것은 2023년 11월 이후 35개월 만이다.
이번 역전은 서울의 상승폭이 더 빠르게 줄어든 결과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9월 1.13%에서 10월 0.61%로 0.52%P 낮아졌다. 같은 기간 경기는 1.06%에서 0.74%로 0.32%P 떨어졌다. 서울과 경기 모두 상승속도가 둔화하는 상황이지만 상대적으로 서울의 집값 상승세가 더 급격하게 꺾이면서 상승률 역전이 나타났다.
경기 상승세는 남부지역이 지탱한다. 화성 동탄구는 8월 2.61%, 9월 2.32%, 10월 2.71% 올라 3개월 연속 2%대 상승을 기록했다. 화성 병점구도 같은 기간 2.14%, 2.71%, 2.42% 상승했다. 7월 대비 10월 가격지수로 계산한 최근 3개월 누적상승률은 동탄 7.8%, 병점 7.5%로 경기 전체 상승률 2.7%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수원 영통구 아파트값은 같은 기간 9.5% 뛰었다. 8월 2.85%, 9월 4.30% 오른 데 이어 10월에도 2.12% 상승했다.
경기 전체가 둔화한 10월에 상승폭을 키운 지역도 있다. 군포는 8월 1.49%에서 9월 2.20%, 10월 2.29% 등으로 상승속도를 더했다. 수원 권선구도 같은 기간 1.30%, 1.69%, 1.85% 등으로 상승폭을 키웠다. 최근 3개월 누적상승률은 군포가 6.1%, 권선구가 4.9%였다.
올해 누적상승률에서도 경기 남부 주요 지역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말 대비 10월 상승률은 용인 수지구 22.0%, 안양 동안구 19.6%, 수원 영통구 18.8% 등이다. 경기 전체 평균(6.7%)과 서울(11.0%)의 상승률을 모두 웃돌았다.
다만 상승세가 경기 남부 전반으로 고르게 확산한 것은 아니다. 이천은 10월 0.84% 하락했고 올해 누적으로도 8.2% 떨어졌다. 안성도 10월 0.45% 하락했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경기 남부 주요 지역의 강세를 반도체 호황에 따른 구매력 확대와 전세매물 부족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사내대출 등으로 자금여력이 커진 수요가 직장 인근에 집중되고 서울과 핵심 주거지의 가격부담에 밀린 수요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으로 이동했다는 진단이다.
금리 향방과 중장기 반도체 업황은 경기 남부 집값 흐름을 좌우할 변수라고 지목했다. 전세불안이 이어지면 직주근접·교통여건을 갖춘 지역의 상대적 강세가 지속될 수 있지만 대출금리 상승과 반도체 업황둔화는 매수세를 제약할 수 있다. 단기간 가격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상승폭을 제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