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소리 분담금' 은마, 급매 늘고 가격 뚝

윤지혜 기자
입력 2026.11.06 04:02 수정 2026.11.06 04:02

한달새 매물 26% 급증… 전용 84㎡, 올해 초 비해 8억↓
추정분담금, 사전조사 때의 2배… 대형 평형 기피 '뚜렷'

서울 강남권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은마아파트의 매물이 빠르게 늘고 있다. 추정분담금이 예상 이상으로 불어나면서 집을 빠르게 처분하려는 조합원 급매물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5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매물은 454건으로 지난달 1일(약 360건)에 비해 26%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93건)과 비교하면 약 5배에 달하는 규모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200건 안팎이던 매물은 지난 9월 조합이 추정분담금을 공개한 이후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초 360건을 넘어서더니 이달 들어서는 꾸준히 400건을 웃돈다.

매물이 단기 급증하면서 가격도 약세를 보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전용면적 84㎡는 올 초 42억원 안팎에 거래됐지만 최근에는 34억원대로 내려왔다. 가장 최근 기록된 실거래가는 34억3000만원이다. 지난해 10월 기록한 최고가(43억1000만원)보다 약 20% 내려선 가격대다. 전용 74㎡는 지난 9월 30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최고가(38억원) 대비 약 21% 떨어진 수준이다.

최근에는 전용 74㎡ 매물이 29억9000만원에 등록되면서 시장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은마아파트 호가가 30억원 아래로 내려온 것은 약 2년 만"이라며 "지난 9월 추정분담금 공지 후 매도 문의가 빠르게 늘었다"고 말했다.

은마아파트 매매 매물건수/그래픽=임종철

조합이 제시한 추정분담금에 따르면 현재 전용 76㎡를 보유한 조합원이 재건축 후 같은 면적을 분양받으려면 약 4억4800만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지난해 9월 사전조사 당시 추산액(2억3000만원)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금액이다. 면적을 넓혀 전용 84㎡를 선택하면 분담금 규모가 약 7억4400만원까지 불어난다. 전용 84㎡ 소유주도 같은 면적을 분양받으려면 약 4억3000만원을 더 내야 한다. 전용 109·143㎡ 등 큰 평형일수록 부담은 커진다. 여기에 더해 공사비와 사업비가 추가 상승하면 실제 분담금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최근 마감된 조합원 희망 평형 신청에서도 대형 평형을 기피하는 현상이 뚜렷했다. 1354가구가 공급되는 전용 84㎡에 1934건이 접수되며 전체 신청 건수의 약 42%가 집중됐다. 반면 전용 143㎡ 펜트하우스는 56가구 공급에 신청자가 10명에 그쳤다. 전용 118㎡ 역시 336가구 공급에 154건만 접수했다. 이에 조합원 사이에선 대형 평형 대신 중소형 위주로 설계를 조정해 일반분양을 늘리고 분담금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흘러나온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세제개편에 따라 은마아파트 매물이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가 현행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거주소득공제로 전환하는 세제개편을 추진 중인 만큼 은마아파트처럼 장기간 보유한 소유주가 많고 양도차익이 큰 단지는 세금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매물출회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단지 인근 공인중개사는 "현재는 매도·매수자 모두 관망하는 분위기"라며 "추가 분담금 부담에 세제개편까지 맞물리면서 내년 이후 매물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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