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억 손실 입었는데… 웰컴저축은행, 반년 만에 거의 메웠네

이창섭 기자
2026.09.02 15:09

지난해 대출 사기로 918억 손실 처리
상반기 순이익 873억 기록… 대손비용 약 500억 줄어

웰컴저축은행 2026년 상반기 실적/그래픽=김현정

자동차부품 대출 사기를 당한 웰컴저축은행이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거두며 손실 피해 대부분을 벌충했다. 지난해 900억원대 사기 피해액을 모두 충당금으로 쌓았지만 동시에 올해 상반기까지 약 873억원 순이익을 올렸다. 다만 추후 금융당국 제재와 이에 따른 리스크 부담은 여전히 남아있다.

2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웰컴저축은행은 올해 상반기 약 87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반기순이익 기준으로 전체 저축은행 업계에서 3위다. 전년 동기(약 388억원) 대비로는 약 485억원 증가했으며 증가율은 125.0%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해 자동차부품 수리비 채권을 담보로 한 대출 사기를 당했다. 사기범은 보험사가 지급할 예정인 부품 수리비 채권을 가짜로 만든 뒤 이를 담보로 웰컴저축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렸다.

사기범은 자동차 공업사들을 묶어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고 해당 명의로 대출을 받았다. 웰컴저축은행처럼 자산 1조원 이상인 저축은행은 일반 법인 한 곳에 자기자본 20% 이내에서 최대 120억원까지만 돈을 빌려줄 수 있다. 사기범은 다수의 SPC를 만들어 이 한도 규정을 회피했다.

웰컴저축은행 공시에 따르면 대출 사기에 의한 피해액은 918억3600만원이다. 회사는 지난해 12월31일 해당 금액을 전액 손실로 인식했으며 올해 6월에는 이를 모두 상각 처리했다.

사기 피해 반영으로 웰컴저축은행은 지난해 4분기 약 46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3분기까지 벌어놓은 이익을 거의 다 깎아 먹으며 지난해 63억원의 연간 순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약 873억원의 반기순이익을 내면서 사고 피해가 반영된 지난해 4분기의 순손실을 전부 만회하고도 약 413억원을 남겼다.

회사 이익잉여금도 사기 피해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지난해 말 기준 회사의 이익잉여금은 약 5485억원인데 지난 6월 말에는 약 6358억원까지 증가했다. 이익잉여금이 사고 직전 대비 약 413억원 늘어났다. 사고로 인해 깎인 누적 이익을 상반기 실적으로 모두 복구한 셈이다.

다만 웰컴저축은행 반기순이익 증가는 본업 회복 때문이 아니다. 회사의 대손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약 497억원 감소한 게 순익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본업 성장력 지표인 이자수익은 상반기 약 2617억원을 기록해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약 109억원 감소했다. 이자비용도 함께 줄면서 순이자이익은 같은 기간 약 26억원 증가했다.

사법기관과 금융당국 조사가 완료된 이후 웰컴저축은행에 내려질 제재 리스크도 있다. 사기범이 만든 SPC에 대한 대출이 반복적으로 행해졌는데 만약 회사 내부에 이를 알고도 묵인한 공모자의 존재가 확인된다면 일부 영업정지 제재까지 갈 수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재 대출 사기 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결과를 기다리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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