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을 이어가는 은행권이 신입 채용은 날로 줄이고 있다. AX(AI 전환) 가속화와 영업점 축소 등 영향으로 대규모 신규 채용의 필요성이 감소하면서다. 호실적이 고용 확대로 연결되지 않는 셈이다. 공개채용에서도 신입보다는 AI와 IT(정보기술) 전문인력 채용을 늘리는 추세가 강화되면서 청년들의 '은행 취업문'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올해 상반기 공개 채용으로 선발한 신입 행원은 총 48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595명)과 비교하면 110명(18.5%) 감소했다.
하반기 채용에서도 이같은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다. KB국민은행은 올해 하반기 신입행원 160여명과 경력직 20여명 등 180여명을 선발한다.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한 규모다. 우리은행은 올 하반기 신입행원 채용을 두 자릿수 규모로 진행한다. 지난해 하반기 195명을 채용한 데서 2분의 1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 4일부터 신입 행원 120명 채용을 목표로 지원자를 모집 중이다. 농협은행은 2024년 하반기 580명, 2025년 하반기 565명을 채용했다. 올해 추가 채용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는 최근 은행권의 호실적과 대비된다. 4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는 올해 상반기에만 당기순이익 11조3392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10조3254억원)보다 1조원 이상 늘어난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은행원은 상대적으로 높은 급여와 고용 안정성 등을 이유로 많은 청년들이 취업을 희망하는 인기 직종으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은행의 호실적은 채용 확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모바일·인터넷 뱅킹 이용 증가로 대면 업무 수요가 줄어든 데다 오프라인 점포 수도 급감하면서 전체적인 인력 수요가 줄어들어서다. 특히 대규모 신입 공채보단 AI, 디지털 분야에서 실무 역량을 갖춘 검증된 전문 인력을 선발하는 쪽으로 채용 기조가 전환하고 있다.
실제 은행권은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직무 중심 채용을 확대 중이다. 국민은행은 이번 하반기 채용에서 디지털 금융 경쟁력 강화를 위한 ICT(정보통신기술) 부문을 정보기술(IT)과 AI·플랫폼 개발로 세분화해 선발한다. 하나은행도 AI, 데이터 분석 전문가 확보를 위해 지난해부터 경력 정규직군을 신설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 지점 효율화와 AI·디지털 기술 발달에 따른 업무 효율화로 디지털 관련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는 반면 일반 창구 직원의 수요는 감소하면서 신입 채용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