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10조 환원하는 삼성전자…자사주보다 '배당'에 무게

김아영 기자, 최지은 기자
2026.08.21 18:23

상반기 FCF 112조·순현금 167조…현금창출력 급증
반도체 호황에 2027년 이후 환원 여력 커져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삼성그룹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사진=뉴시1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메모리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역대급 주주환원이 현실화됐다. 이번 주주환원은 자기주식(자사주) 소각보다 현금배당에 상대적으로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대규모 배당 이후에도 투자 여력을 유지할 만큼 현금창출력이 커진 데다 반도체 호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자신감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약 90조~11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2026년 주주환원 시행 방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주주환원의 일환으로 올해 3분기 정규배당을 포함해 약 30조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다. 연간 9조원대의 정규배당을 이어온 과거와 비교하면 배당 규모가 크게 확대되는 것이다. 이번 주주환원에서도 배당이 핵심 수단으로 활용되는 셈이다.

주주환원 규모를 대폭 확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AI(인공지능)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호황으로 확보한 막대한 현금이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매출 305조3700억원, 영업이익 146조7200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에서만 142조86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유형·무형자산 취득액을 제외해 산출한 잉여현금흐름(FCF)은 약 112조4000억원에 달한다. 지난 6월 말 기준 순현금도 167조5900억원이다.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정책도 배당을 중심으로 확대돼왔다. 2016년 FCF의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는 원칙을 마련한 데 이어 2017년 분기배당을 도입했다. 다만 올해까지 이어지는 3개년 FCF를 산정할 때는 보증금 성격의 메모리 제품 장기공급계약(LTA) 선수금과 임직원 성과급 주식보상 관련 지출액을 차감한다. 이에 따라 실제 주주환원 재원은 회계상 산출되는 FCF의 50%와 차이가 날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연간 9조6000억원, 2021년부터 9조8000억원 규모의 정규배당을 이어왔다. 정규배당 후 남은 재원은 특별배당 등으로 주주에게 추가 환원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현금배당 규모는 102조8000억원에 달한다

배당에 무게가 실리는 배경으로는 삼성의 지배구조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금산법에 따라 삼성전자 지분을 합산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대규모로 소각하면 전체 발행주식 수가 줄어 두 회사의 지분율이 상승한다. 금융계열사들이 10% 한도를 유지하려면 초과분만큼 삼성전자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 3월 삼성전자가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을 당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분율을 조정하기 위해 보유 주식 일부를 매각했다. 반면 현금배당은 금융계열사의 삼성전자 지분율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주주환원 과정에서 배당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이유다.

아울러 대규모 주주환원에도 현금 여력이 크게 훼손되지 않을 것이란 판단의 배경에는 향후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 자리 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해야 하지만 AI 메모리 호황에 힘입어 현금 유입 속도 역시 빨라진 상태다.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에는 삼성전자의 재무 여력이 한층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올해 대규모 주주환원을 실시하더라도 반도체 사업에서 높은 이익과 현금창출력이 유지된다면 현금을 빠르게 다시 축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금창출력이 이어질 경우 2027년부터 적용될 차기 주주환원 정책에서도 배당 확대 여력이 커질 수 있다.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은 단순히 쌓아둔 현금을 일시에 푸는 차원을 넘어 향후 실적과 현금흐름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결정이라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회사 성장에 따른 성과가 주주에게 실질적인 혜택으로 돌아가도록 하고, 이를 통해 회사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가 선순환하는 구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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