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열리는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7'에서는 AI(인공지능)와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의 활용 범위가 한층 구체화될 전망이다. 로봇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수준에서 나아가 가정과 산업 현장에서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기술이 중점적으로 소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CES를 주관하는 CTA(미국 소비자기술협회)는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CES의 주요 기술 트렌드와 행사 계획을 발표했다. 'CES 2027'은 내년 1월6일부터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SK하이닉스, 현대모비스, 기아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CTA는 'CES 2027'의 핵심 트렌드로 '기반(Foundation)·전환(Transformation)·탐색(Exploration)'을 제시하면서 AI가 산업 전반의 혁신을 뒷받침하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AI 반도체 △버티컬 AI △에이전틱 AI를 AI 시대를 이끌 주요 기술로 제시했다. 멜리사 해리슨 CTA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은 "AI는 하나의 기술 트렌드를 넘어 산업 혁신을 위한 핵심 기반으로 자리 잡았다"고 밝혔다.
CTA가 지난 7월 한국 소비자 4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0%가 업무에 AI를 활용한다고 답했다. 매일 AI를 활용한다는 응답자도 47%에 달했다. AI를 업무에 활용하는 한국 소비자들은 주당 평균 8.2시간을 절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리슨 부사장은 "이는 AI가 실험 단계를 넘어 일상적인 사용 단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라고 설명했다.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의 정밀 조작 기술도 'CES 2027'에서 주목할 분야다. AI와 센서·로봇 손 기술이 발전하면서 로봇이 수행할 수 있는 작업도 다양해지고 있다. CTA는 로봇의 활용 영역이 제조·물류 현장과 헬스케어를 넘어 가정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해리슨 부사장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로봇이 실제로 어떤 일을 더 잘할 수 있느냐는 점"이라고 했다.
국내 기업들도 휴머노이드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대표이사 직속 'RX(Robotics eXperience) 사업추진실'을 중심으로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휴머노이드가 직접 카메라를 조작해 사진을 촬영하는 등 정교한 손동작을 구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도 내년 1분기 공개를 목표로 차세대 휴머노이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대담에 나선 루수아르디 보쉬코리아 대표는 "한국은 기술에 대한 개방성이 높고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저항이 크지 않다"며 "전 세계가 한국이 로봇 기술을 일상생활에 어떻게 도입하는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봇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CES 전시 공간도 확대된다. CTA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사우스홀 3관에 첨단제조·로보틱스·자동화 전용 전시 공간을 마련한다. 에이전틱 AI 전용 구역도 신설할 예정이다.
한국 기업의 CES 참가 규모도 올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CES에는 약 400개 스타트업을 포함해 약 800개 한국 기업이 참가했다. 킨지 파브리치오 CTA 회장은 "한국에서는 가전과 소비자 기술뿐 아니라 헬스케어와 반도체·메모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며 "CTA는 한국 시장에서 큰 기대와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