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졌지만 '美 퍼스트' 굳건…"보호무역·대중견제 계속간다"

최경민 기자, 박한나 기자
입력 2026.11.05 15:54 수정 2026.11.05 16:59

(종합)

한국무역협회가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미 중간선거 결과와 한미 통상관계 전망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블루웨이브(Blue Wave)'가 현실화하면서 국내 산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등 수혜 업종이 거론되고 있지만 △아메리칸 퍼스트 △보호무역 △중국 견제 강화 기조 등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란 의견에 힘이 실린다.

한국무역협회는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미 중간선거 결과와 한미 통상관계 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미국 중간선거 결과와 트럼프 행정부 임기 후반의 통상정책 방향을 살펴보고, 대미투자 이행과 비관세 장벽 등 한미 통상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무역업계·유관기관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토론에서는 민주당의 중간선거 승리 이후 힘이 빠질 수 있는 업종으로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및 화석연료 등이 거론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드라이브를 걸어왔고, 민주당이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온 산업이다. 탄력받을 수 있는 업종으로는 민주당이 선호해온 신재생에너지 등이 꼽혔다.

큰 틀에선 미국의 통상 정책에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기에 기존 법안을 뒤집는 게 사실상 힘든 상황이고, 보호무역과 대중 견제는 민주당이 오히려 더 강하게 추진할 수 있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관세만 봐도 트럼프 1기 때 부과했던 것들을 바이든 행정부 당시 철회하지 않았던 전례가 있다.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세미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간선거 패배 원인은 '민생 소홀'에 있는데 민주당도 국내 중산층 및 소외된 사람들을 어떻게 일으킬 것인가를 중시할 수밖에 없다"며 "근본적인 시각이 다자주의·자유주의와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 로이터=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무도회장에 설치될 마지막 철골 빔이 들어 올려지는 행사 중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2026.11.04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워싱턴 로이터=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교수 역시 "적어도 대중 견제에 대해서만은 민주당과 공화당 간 차이가 없고,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보호무역주의를 지지해 왔다"며 "대중 우회 수출 경로로 한국의 위치가 인식될 수 있기에 여기에 대해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상식 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분점정부 상황에서 의회와 행정부 간 갈등이 장기화하면 대미투자 관련 행정 절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납입 상한과 우산형 수익 배분 등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내 산업계는 일단 미국의 AI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와 신재생에너지 붐업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만 봐도 친환경 에너지 정책 수혜 기대와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가 교차한다. 민주당이 의회 영향력을 확보하면서 IRA(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른 배터리 생산세액공제와 ESS(에너지저장장치) 투자세액공제의 지속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측면은 존재한다. 다른 한 편으론 데이터센터 인허가 조건이 복잡해질 경우 ESS 등 신규 수주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AI 수요가 충분해도 이를 실제 컴퓨팅 공급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정치·사회 비용이 노이즈로 작용할 수 있다"며 "데이터센터 착공과 가동 지연을 거치며 기 발표된 실비투자 계획과 실제 집행의 시차를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강조해온 마스가(MASGA,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의 경우 그 기조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의 몰락, 중국의 굴기라는 구조가 여전하기에 미국 입장에선 어떻게 해서든 조선업을 재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대형 전함은 사업 추진이 쉽지 않겠지만 마스가 협력대상으로 거론되는 군수지원함과 소형 전투함은 미 해군의 강한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어 변동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함정 유지·보수·정비(MRO)와 선박 블록 공급, 미국 현지 조선소를 활용한 사업 기회가 상대적으로 중요해질 것이란 목소리다.

한화필리조선소 4도크에서 국가안보다목적선박(NSMV: National Security Multi-Mission Vessel)이 건조되고 있다. 도크 위로 한화의 영문명이 적힌 골리앗 크레인이 움직이고 있다. /사진=심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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