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에 들어선 A씨(31·여)는 5년 째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1년 넘게 공기업 취업 준비를 하다 부모님께 손 벌리지 말고 생활비라도 벌어보자는 생각에 시작한 아르바이트가 지금은 생업이 됐다. 일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시험 준비는 멀어졌다. 대신 축적된 카페 근무 경험은 다른 카페로의 이직에 밑거름이 됐다. 이런 경험을 살려 카페 창업에 나서볼까도 생각했지만 알바비를 생활비로 충당하기에도 빠듯했다. 200만원 남짓한 알바비로는 수천만원의 보증금과 인테리어·장비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다. A씨는 "창업하기에는 돈이 부족하고 다시 취업을 준비하자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토로했다.
A씨처럼 취업 전 잠시 거쳐 가려던 아르바이트를 사실상 생계 수단으로 삼게 된 청년 '프리터족'(프리+아르바이터)이 늘고 있다.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우선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지만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여력은 좀처럼 생기지 않아 발생하는 현상이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7월 발표한 '2026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졸업·중퇴 후 취업을 경험한 15~29세 청년 가운데 첫 일자리가 시간제였던 비중은 25.8%로 전년보다 1.5%포인트(p) 높아졌다. 계약기간 1년 이하 비중도 30.9%에서 32.0%로 올랐다. 청년 4명 중 1명은 시간제로, 3명 중 1명꼴은 1년 이하 계약으로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반면 계약기간을 정하지 않고 계속 일할 수 있는 일자리 비중은 52.8%에서 52.2%로 낮아졌다.
외식·유통업은 청년이 처음 발을 들이는 주된 업종이다. 같은 조사에서 첫 일자리의 산업별 비중은 숙박·음식점업이 15.9%로 가장 컸고 도소매업이 12.4%로 뒤를 이었다. 두 업종을 합하면 28.3%다. 또 전체 업종을 대상으로 한 첫 일자리 취업 당시의 임금·수입을 묻는 질문에 200만~300만원이 42.1%로 가장 많았고, 150만~200만원이 23.3%로 뒤를 이었다.
어렵게 구한 첫 일자리에 오래 머무는 경우도 많지 않다. 첫 일자리를 그만둔 청년의 44.4%는 보수·근로시간 등 근로여건 불만족을 이유로 꼽았다. 임시적·계절적인 일이 끝났거나 계약기간이 끝나 그만둔 경우는 18.0%로 전년보다 2.5%p 높아졌다. 첫 일자리를 그만둔 임금근로자의 평균 근속기간은 1년 2.3개월이었다. 졸업 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기간도 길어지는 추세다. 졸업 후 미취업 청년 가운데 미취업 기간이 1년 이상인 비중은 48.6%로 2009년(51.7%) 이후 가장 높았다.
노예은 노무법인 창공 대표노무사는 "지원 직무와 관련 없는 아르바이트 기간은 채용 시장에서 공백에 가깝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며 "해고가 어려운 국내 특성상 기업들이 계약직이나 수습 채용으로 정규직 문턱을 높이고 생계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놓지 못하는 청년은 준비할 시간마저 잃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르바이트 기간이 길어지면 그동안 들인 시간이 아까워 눈을 낮추기도 어려워진다"며 "프리터 청년은 통계상 취업자로 잡혀 정책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만큼 일과 준비를 병행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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