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쏠림과 공포의 국장, 신뢰회복 방안 절실

머니투데이
2026.10.14 04:00

코스피시장에 약 2달 만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하는 등 패닉 장세가 펼쳐졌다. 한 때 5900선까지 밀렸다가 오후 들어 일부 낙폭을 만회해 간신히 6000선을 지켰다.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을 종료하고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기술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는 소식이 투매의 도화선을 당겼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100조 원을 돌파했음에도 주가 하락을 막지 못했다는 사실은 한국 증시가 마주한 위기가 단순한 실적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올해 들어 반도체 단일 산업의 독주에 힘입어 빠르게 상승했던 코스피는 고점(9385.59) 대비 36% 하락했다. 과도한 반도체 쏠림 구조가 만든 극단적인 변동성이다.

대만 증시도 마찬가지로 TSMC에 절대적으로 의존하지만 이달 들어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하는 등 우리와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 대만이 글로벌 첨단 파운드리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확보한 반면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는 중국의 추격과 시황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출시와 같은 당국의 실책이나 독립성을 상실한 국민연금의 파행적인 자산 운용까지 더해지며 국장 불신은 심화했다.

물론 폭락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AI(인공지능) 메모리 호황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코스피 목표치를 1만2000으로 제시했다. 중국 반도체업체의 기술 추격 우려 역시 과장된 면이 있다. 해외 반도체 전문가들은 시장에 즉각적인 공급 과잉이나 메모리 가격 폭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전망한다.

그렇다고 마냥 방치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반도체 쏠림'이라는 구조적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은 산업 다방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 이들 산업이 자본시장에서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 올해 코스피에 신규 진입한 기업이 한 곳 뿐이라는 사실은 중복상장 금지 등 주주 보호를 명분으로 한 정부 규제가 시장 활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낙후된 금융자본시장 구조를 뜯어고치되 기업 투자를 위축시키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 투자자도 특정 대형주나 단일 섹터에 자산을 몰아넣는 투자를 지양하고 자산 배분과 분산 투자로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348.89포인트(5.46%) 하락한 6035.35에 코스닥은 12.16포인트 하락한 837.03에 오후장을 마감했다. 2026.10.13/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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