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성장을 주저하는 나라[우보세]

기업들이 성장을 주저하는 나라[우보세]

정진우 기자
2026.10.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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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평택=뉴스1) 김영운 기자 = 산업통상부가 1일 발표한 9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83.5% 증가한 1209억 4000만 달러로 월간 기준 처음 1200억 달러를 넘어섰고, 1~9월 누적 수출액도 8145억 달러로 사상 처음 8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반도체 수출도 단일 품목으로는 처음 60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무역수지 흑자는 500억 달러에 육박했다.  사진은 이날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2026.10.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평택=뉴스1) 김영운 기자
(평택=뉴스1) 김영운 기자 = 산업통상부가 1일 발표한 9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83.5% 증가한 1209억 4000만 달러로 월간 기준 처음 1200억 달러를 넘어섰고, 1~9월 누적 수출액도 8145억 달러로 사상 처음 8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반도체 수출도 단일 품목으로는 처음 60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무역수지 흑자는 500억 달러에 육박했다. 사진은 이날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2026.10.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평택=뉴스1) 김영운 기자

국내 방역업계 대표기업인 세스코는 지난해 매출 5098억원을 기록한 중견기업이다. 세스코는 2023년 본업인 방역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선정(3년 기한)된 후 성장이 두렵다. 중소기업만 할 수 있는 사업 영역에 들어선 탓이다. 다행히 당시 동반성장위원회가 이 시장을 키워온 세스코에겐 예외조항을 적용해줘 사업하는 덴 큰 무리가 없었다. 문제는 3년 기한이 끝나는 올해 재지정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만일 올해 말 방역업이 적합업종으로 재지정되고 세스코가 예외조항을 더이상 적용받지 못하면 이 기업은 본업을 버리고 다른 사업을 해야하는 처지에 놓인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정부의 정책과 기업의 발목을 잡는 제도가 공존하는 모순된 현실이다. 중소기업이 덩치를 키워 중견기업이 되는 순간 그간 받던 세제혜택 등 80가지 정부 지원책은 사라진다. 해마다 다시 중소기업으로 돌아가는 중견기업들이 많은 이유다. 중견기업연합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427개 중견기업이 중소기업으로 회귀했다.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이 될땐 어떨까. 대출금리 감면 등 혜택은 줄고 수십개가 넘는 규제의 틀에 갇힌다.

산업통상부가 지난달 발표한 '제3차 중견기업 성장촉진 기본계획'(2026~2030)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도약할 때 겪는 혜택 단절을 완화하고, 대기업 진입에 따른 무거운 규제 부담을 낮춰 '성장사다리'를 세우겠단 게 이번 계획의 골자다. 중견기업이 성장해 대기업이 돼도 최초 5년간 중견기업 지위를 유지하도록 한 게 대표적이다.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되살리려면 더 많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도약하고, 중견기업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대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 법과 제도는 이들 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기반이 돼야 한다. 정부 지원책은 단순히 지원 대상과 예산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이 다음 단계로 도약할 때 겪는 어려움을 실질적으로 덜어줄때 의미가 있다. 지원이 끊기는 시점을 늦추는 것뿐 아니라 규제 부담과 시장 진입 장벽까지 함께 살펴야 한단 얘기다.

정부가 이번 계획을 발표할때 내세웠던 성장사다리는 기업들에게 그냥 주어지는 게 아니다. 사다리를 오르는 과정에서 발목을 잡는 규제가 사라져야 비로소 그 기능이 작동한다. 기업을 키우겠단 정책과 기업의 성장을 제약하는 규제가 충돌한다면 기업은 성장을 주저할 수밖에 없다. 기업이 성장하는 게 부담이 아니라 기회가 되는 나라, 그게 진정한 성장사다리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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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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