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장관 "동북아 지각판이 움직인다"

조성준 기자
2026.08.21 15:17

[the300]
트럼프 '북미 정상회담 재개 움직임 '긍정적' 평가
통일부 고위당국자도 한미훈련 축소 '통 큰 결단'
당국자 "가장 현실적 선택은 '북핵의 우선 중단'
정동영 "북미대화, 평화체제 전환구상 움직일것"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6대 종단 수장단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6.8.2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축소 지시와 연내 북미정상회담 개최 의지와 관련해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도 핵 없는 한반도를 위해선 북한의 핵 개발을 멈추고, 북미가 대화의 테이블에 마주 앉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간담회를 열고 "아직 예단하긴 이르지만 저는 불씨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동북아에 지각판이 움직이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북한에 적대적인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이유로 한미 연합훈련 당일 훈련 축소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17일부터 27일까지 11일간 예정됐던 한미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는 2부 반격 훈련이 취소돼 이날 종료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후를 목표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가능한 빨리 성사시키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날 보도했다.

북한도 즉각적인 반응을 내놨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지난 19일 밤 담화에서 한미연합훈련 축소에 대해 "평할 가치도 없다고 보며 전혀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제안의 경우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했지만 양국 정상간 관계에 대해선 "훌륭하다"며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연합훈련 축소 지시를 '통 큰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반도 상황의 현상유지라는 등식을 깨뜨린 지도자가 트럼프 대통령인데 연합연습 대폭 축소는 통 큰 결단"이라며 "적대적 상황을 뚫고자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은 북한이 말하는 (북미 대화의) 2가지 조건에 대한 정확한 응답"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4일 부인 리설주, 딸 주애와 함께 광복 81주년을 맞아 대성산혁명열사릉과 항일혁명열사추모비를 참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15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6.08.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북한이 대화의 전제로 제시하는 2가지 조건은 핵보유국 지위 인정과 대북제재 등 '적대시 정책' 철회를 말한다. 김 위원장은 지난 2월 제9차 노동당 대회에서 미국이 북한의 '헌법상 지위'를 존중하고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한다면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취지로 밝힌 바 있다. 북한은 헌법에 핵 보유를 명시하면서 자신들의 전략적 지위가 핵보유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의 핵 위협이 커지고, 북핵 능력이 증강되는 현실에서 막혀있는 남북관계를 움직일 동력이 북미 대화 재개 말고는 무엇이 있겠느냐"며 "북미 대화를 통해서 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자는 거대한 구상이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거나 핵무장을 용인하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핵 없는 한반도이며,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는 북핵의 우선 중단"이라며 "핵 자동차가 질주하는데 스톱시켜야, 후진할 것이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 '패싱' 우려에는 "한국은 정전협정의 실체적 당사자이고, 세계 강대국 반열에 오를만한 나라로 한미동맹도 견고하다"며 "북미 회담이 한국 없이 이뤄진다는 건 우리 스스로 너무 저평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 대통령이 누누이 강조하고 있는 한국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에 대해 미국, 북한, 중국 등 한반도 문제 당사국과의 소통이라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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