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관련 의혹 녹취록을 공개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한 의원이 녹취록을 잇따라 공개해 제약사 청탁 의혹 공세를 이어가고 국민의힘이 이를 근거로 지명 철회를 촉구하자 녹취록이 부당하게 입수됐다며 반격에 나선 것이다.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공개 수사 기록을 불법으로 넘겨받아 정치 공작에 악용하고 있는 한 의원과 수사 기록을 상납한 성명불상의 제공자를 공수처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해당 자료는 한동훈 법무부에서 자행된 정치검찰의 실패한 표적 수사이자 조작 수사의 기록물"이라며 "해당 자료를 공개하는 것은 공개는 명백한 공무상 비밀누설이자, 피의사실 공표, 개인정보 보호법 및 공공기록물관리법 위반에 해당하는 중대 범죄"라고 했다.
오는 15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김 후보자는 2021년 지인 양모씨로부터 제약업체 제넨셀의 코로나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관련 청탁을 받고 이를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관련 의혹이 확산한 것은 한 의원의 녹취록 공개가 결정적이었다. 한 의원은 이날도 추가 녹취를 공개하며 압박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한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근거로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청와대는 지금이라도 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이번 인사 참사의 책임 소재를 국민 앞에 남김없이 밝혀야 한다. 국민의힘은 이 정권의 인사 농단 몸통까지 낱낱이 밝혀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도 "(김 후보자는) 음주운전 전력,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 공소취소 주장, 성범죄 가해자 변호 이력, 비자금 조성 의혹까지 법무부 장관 자격부터 의심스럽다"며 "더 큰 문제는 여당의 태도다. 의혹이 낱낱이 드러난 상황에서도 민주당 지도부는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기소유예한 사건'이라며 김 후보자를 감싸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한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의 입수 경위를 문제삼으면서 고발 조치했다. 조계원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사적 통화 녹취는 당사자 또는 수사기관 등 제한된 경로를 통해야만 나올 수 있다. 전직 검사이자 법무부 장관 출신이라고 해도 수사 자료를 마음대로 꺼내서 폭로할 특권은 없다"라며 "입수·유출 경위에 위법성이 있다면 명백한 범죄"라고 경고했다.
전용기 민주당 최고위원은 한 의원이 "한마디도 반박 못하면서 '자료 어디서 났어'라고 할수록 제 말이 다 맞는 게 된다"라고 공개 반박한 데 대해 "말 돌리지 말고 녹취의 입수 경위부터 밝히라. 이 간단한 질문에도 답하지 못한다면 큰일 난 것은 민주당이 아니라 한동훈 의원일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한 의원은 복수의 SNS 게시글에서 "민주당의 선동·왜곡·겁박이 언제까지 통할 것 같나. 제가 국민과 함께 막을 것"이라며 김 후보자의 지명철회가 있기까지 폭로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또한 "이 대통령과 민주당에 공개 질의한다. '민주당 오빠들'이 김 후보자 말고 또 있나"라며 "민주당은 울지 말고 '오빠 독약 로비'에 대해 말 해보라"라고 여당을 자극했다.
한편, 전 최고위원은 김 후보자가 사흘째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아 '도망갔다'고 한 한 의원의 주장에에 "김 후보자 가족이 뇌졸중으로 쓰러져 뇌사 상태"라며 "가족의 위급한 상황까지 공격 소재로 삼지 말아 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