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뜨자 한국학도 떴다…세계로 뻗는 'KF 네트워크'

조성준 기자, 정한결 기자
2026.09.17 15:33

[the300][한미동맹의 유산, 美 평화봉사단의 발자취]④

한국국제교류재단(KF) 로고/제공=KF

'케이팝(K-Pop)'의 글로벌 확산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대중문화를 넘어 한국어·한국문학·한국사 등 한국학 연구 기반을 해외에서 확대하고 있다. 해외 한국학 교수직 설치와 연구자 지원, 국제교류 등을 통해 한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공공외교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17일 KF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해외 대학에 설치된 한국학 교수직은 20개국 110개 대학, 177석에 이른다. 같은 기간 KF의 지원 등을 통해 해외에서 양성된 한국 연구자는 1만2851명이다. 미국 스탠퍼드대·하버드대·시카고대·코넬대·UC버클리, 영국 옥스퍼드대·케임브리지대·킹스칼리지런던 등에 한국학 교수직이 설치돼 있다. 싱가포르 난양공과대, 호주 멜버른대, 캐나다 맥길대 등에서도 한국학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해외 한국학 기반 확대…한국 문학·역사 연구로 확장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삶으로 체감하는 대체불가 대한민국-국민과 함께하는 두 번째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7.16. bluesoda@newsis.com

해외 한국학 연구자에 대한 지원은 한국 문학의 해외 소개로도 이어졌다. 한강 작가의 작품을 영미권에 소개한 데보라 스미스 번역가는 2013~2015년 KF 방한연구펠로십과 대학원생 장학지원 사업의 수혜자다. 한강 작가는 스미스를 자신의 작품을 번역한 번역가 가운데 한 명으로 언급하며 '마음과 신뢰가 통하는 번역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을 당시 수상자 공식 강연의 통역을 맡았고, 한강의 작품 영어 번역본을 스웨덴어로 옮긴 안데르스 칼손 영국 런던대 교수도 1998년 KF 방한연구펠로십 수혜자다. 해외 연구자에 대한 장기적인 지원이 한국 문학을 해외에 소개하는 과정으로 이어진 사례다.

한국 관련 역사와 사회를 둘러싼 학술적 논쟁에서도 해외 한국학 연구자들의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2021년 하버드대 로스쿨의 일본 법학 교수인 마크 램지어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동원이 계약에 따른 성매매였다는 취지의 논문을 발표해 논란이 일자 카터 에커트 하버드대 동아시아 언어문명학과 교수와 알렉시스 더든 코네티컷대 역사학 교수 등 역사·동아시아 전문가들이 자료 인용과 역사적 근거에 문제가 있다며 반박했다. 이들 역시 KF의 한국학 관련 프로그램과 연계된 연구자들이다.

한국학 넘어 공공외교로…사업 확대 속 재정은 축소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27일 서울 종로구청에 여권 발급 수수료 인상 안내문이 걸려 있다. 차세대 전자여권 도입으로 여권 제조·발급 원가가 크게 상승, 이를 반영하기 위한 여권법 시행령이 개정됨에 따라 내달 1일부터 여권 발급 수수료가 2000원 인상된다. 2026.2.2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KF는 대학의 한국학 연구 지원과 함께 외교·정책 분야의 공공외교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의 대외정책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해외 유력 인사와 차세대 리더를 초청하고 국내외 포럼·세미나 등을 개최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방미 기간 한반도와 대외정책의 큰 그림을 설명했던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를 비롯해 대통령 해외 순방 과정에서 방문하는 주요 싱크탱크와 대학 연구기관 가운데에는 KF의 지원을 받거나 협력 관계를 맺은 곳도 있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문학·미술·고고학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하기 위한 사업도 추진한다. 해외 박물관에 한국 전문 기금 큐레이터직을 설치하고 해외 박물관·미술관의 한국 관련 전시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한국 청년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인재 양성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해외 싱크탱크와 박물관·도서관 등에서 인턴십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KF 글로벌 챌린저' 사업 등을 통해 해외 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인재를 지원한다.

다만 이 같은 사업을 뒷받침하는 KF의 재정 기반은 축소됐다. KF는 전체 재원의 약 96%를 여권 발급 과정에서 납부하는 '국제교류기여금'에 의존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당시 여권 관련 부담금 제도가 개편되면서 국제교류기여금이 줄었고, 이에 따라 KF의 사업비도 감소했다.

10년·5년 만기 복수여권 발급 때 부과되는 국제교류기여금이 각각 3000원씩 인하되면서 KF 사업비는 2024년 540억원에서 올해 380억원으로 약 30% 줄었다. 지난해 11월 외교부가 여권 발급 수수료를 20년 만에 2000원 인상했지만 KF 사업비와 직결되는 국제교류기여금은 기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역할이 확대되고 한국학 연구와 공공외교의 대상과 범위도 넓어지고 있는 만큼 해외 한국학 연구와 국제교류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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