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국정 재정비 국면에서 SNS(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직접소통 기조를 전면에 내세운다. 국민의 의견을 직접 듣고 반응하며 국정 최고책임자와 거리를 좁히고 '내 목소리가 대통령에게 닿는다'는 정치적 효능감을 높이는 행보로 풀이된다. 성남시장 시절부터 이 대통령의 성공공식으로 꼽힌 직접소통이 이번에도 효과를 발휘할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11일 오전에만 SNS를 통해 5건의 메시지를 발신했다. 이 대통령은 SNS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고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대화를 회상하며 "남의 집 마당에 들어와 폭언 욕설하는 무뢰배는 문 밖으로 내치는 것이 당연하다"고 적었다.
이 대통령의 현장행보에 대한 비판시각에는 "어려움 없이 부모 덕에 호의호식하며 고관대작으로 평생 살아온 사람은 고단한 소시민의 삶과 인식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외에도 △분양받은 경우 당초 약정대로 대출가능 지시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나선 팬스타아크로호 귀환 환영 △인사담당 공직자들의 억울함 해소 등 정치는 물론 정책현안에 이르는 광범위한 소통에 힘썼다.
이 대통령은 전날에도 "경호를 최소화한 뒷골목 삶의 현장 방문도, SNS 소통도, 그분들의 언어로 교감하는 일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첫 대선 출마 당시 "저 높은 곳을 바라보지 마시라. 그곳엔 이재명이 없다. 이재명은 언제나 여러분의 바로 옆에 있을 것"이라고 한 발언도 공유했다.
이 대통령에게 SNS는 홍보수단을 넘어 정치적 자산으로 꼽힌다. 과거 여권에서 중앙정치의 비주류로 평가받던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시절 대중과 직접 연결되는 SNS를 적극 활용해 정치적 위상을 끌어올렸다.
성남시장 시절 운영한 'SNS 시민소통관제'가 대표적이다. 당시 이 대통령은 135명의 시민소통관을 지정해 SNS로 접수된 불편사항에 답하고 처리과정까지 안내토록 했다. 그때도 SNS에 몰두하는 것을 넘어 이를 시정으로 연결한다는 비판을 받았으나 시민과의 소통 자체가 시정이라고 맞섰고 성과로 답했다.
성남시장 시절 청년배당·무상교복·공공산후조리원 3대 무상복지정책과 경기도지사 시절 계곡정비사업 및 코로나19 재난기본소득을 추진할 때도 SNS로 시민의 의견을 듣고 반응했다. 이 과정에서 일 잘하는 행정가 이미지도 구축됐다.
이같은 이 대통령 소통방식의 핵심은 답을 받는 경험과 실제 변화가 결합한다는 데 있다. 국민이 자신의 요구가 전달되고 처리되는 과정을 확인하면 정부가 나를 위해 일한다는 신뢰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도 가동하는 'SNS와 효능감'의 연결고리다.
우려도 적잖다. 이 대통령이 직접 발신하는 SNS 메시지가 많아질수록 정책분야에서 정부의 핵심 메시지가 가려진다는 점에서다. 대통령의 메시지는 상시적으로 정쟁요소가 될 가능성도 높다. '좌아'('우아하게'의 언어유희) 논란이 대표적이다. 이 대통령은 전날 "정치와 권력은 낮은 곳으로 향해야 한다"며 "지위 높은 유력자들보다는 힘없고 못 가진 장삼이사들이 더 귀하고 그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한편 이날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주말인 지난 10일 골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대구 상가 천장붕괴 사고를 보고받고 관계기관에 인명구조와 신속한 사고수습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불필요한 논쟁을 방지하기 위해 당시 일정을 공개한다며 대통령 비공개 일정을 정치공세에 활용하는 시도에 유감을 나타냈다.
청와대 대변인실은 "이 대통령은 어제 가족과 함께 태릉골프장을 찾았다. 현장에서 사고를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직접 통화해 피해상황 등을 보고받고 사고수습 지시를 내렸다.
대변인실은 "대통령의 비공개 일정 및 사적인 휴일일정은 확인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이례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쟁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통상 대통령의 비공개 및 사적 일정은 경호상 이유 등으로 공개되지 않는다. 이날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중요한 제보를 받았다. 이 대통령이 10일 태릉CC에서 황제골프를 치고 전용 클럽하우스를 열어 그곳에 있었다는 내용"이라며 "사고 때 이 대통령이 골프를 쳤다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