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전라북도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공공선도 시범사업에 선정돼 '블록체인 기반 전라북도 스마트 투어리즘 플랫폼'을 만들었다. 총사업비 10억원 가운데 국비 6억원이 투입됐다. 전자화폐 '전북코인'과 한옥마을 키오스크·비콘 등을 활용해 관광 수입의 역외 유출을 막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서비스는 사업 종료 후 2년도 채 지나지 않은 2021년 7월 중단됐다.
#2020년에는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디지털 화물운송장 플랫폼 시범사업'에 국비 15억원이 투입됐다. 네이버시스템과 LG CNS, 대한교통학회, 화물복지재단 등이 참여해 '화물나누리' 서비스를 구축했지만 현재는 '폐업' 상태로 분류됐다.
정부가 블록체인을 미래 핵심기술로 육성하겠다며 지원한 사업 10개 중 4개가량이 현재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정부가 2022년까지 국내 블록체인 기술력을 세계 최고 수준 국가 대비 90%까지 끌어올리고 시범사업을 상용서비스로 확산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지만, 정부 지원으로 추진된 상당수 서비스가 운영을 이어가지 못한 셈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한국인터넷진흥원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2018년부터 2025년까지 추진된 블록체인 지원사업 113개 가운데 정상 운영 중인 사업은 66개다. 나머지 47개는 서비스 중단 또는 폐업 상태로 전체의 41.6%를 차지했다. 전체 정부지원금 1086억6000만원 가운데 이들 중단·폐업 사업에 투입된 국비는 355억원에 달했다.
정부는 2018년 블록체인을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규정하고 '블록체인 기술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스마트시티와 스마트공장 등 혁신성장 선도사업에 블록체인을 우선 적용하고 시범사업을 확대해 상용서비스로 확산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당시 정부는 행정·물류·의료·관광·재난·금융 등 국민 생활 전반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동시에 2022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 국가 대비 90%의 기술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정부의 블록체인 지원사업은 초기에 추진된 사업일수록 중단 비율이 높았다. 2018년 지원사업은 6개 가운데 5개(83.3%)가 중단·폐업했고, 2020년에는 13개 중 9개(69.2%), 2021년에는 20개 중 13개(65%)가 운영을 멈췄다. 2019년에도 15개 중 8개, 2022년에는 24개 중 9개가 현재 중단·폐업 상태다.
중단 사례는 관광·물류뿐 아니라 안전·의료 분야 등에서도 확인됐다.
2019년 '블록체인 기반 재난재해 예방 및 대응 서비스'에는 국비 6억원이 투입돼 '부산안전톡'이 만들어졌다. 재난·재해 예방과 대응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다는 사업이었지만 2022년 12월 운영이 중단됐다. 같은 시기 부산시는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추진단을 출범시키는 등 관련 산업 생태계 육성에도 힘을 싣고 있었다.
최근까지 운영되다 서비스를 종료한 사업도 있었다. 2021년 오퍼스엠과 비디젠이 참여한 '블록체인 기반 의료용 마약류 관리 플랫폼'에는 국비 6억원이 투입됐다. 보라매병원 내부 업무용 시스템으로 고도화된 사업이었지만 올해 7월 서비스를 중단했다. 의료용 마약류처럼 관리의 신뢰성과 추적성이 중요한 분야에 블록체인을 적용하겠다며 시작한 사업도 결국 운영이 종료됐다.
정치권에선 정부 지원이 끝난 뒤에도 지속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도록 운영 주체와 재원 확보 방안 등을 충분히 점검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의원은 "국민 세금으로 구축한 블록체인 사업 10개 중 4개가 운영을 멈췄다는 것은 정부의 사후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되짚어봐야 할 문제"라며 "정부는 사업을 선정하고 예산을 지원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성과와 지속가능성까지 책임지는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