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신임 대통령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을 낙점한 것은 국정 재정비의 무게중심을 '정책 실행'과 '민생 성과'에 두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치적 중량감이나 상징성보다 국민이 체감하는 정책 역량과 당정청 경험을 앞세운 실용주의 인사다.
당대표 때부터 지켜본 임광현…李대통령, '검증된 실무형'에 비서실 맡겼다
임 신임 실장은 실무형 인재다. 이 대통령은 최근 국정 재정비에 나서며 대대적인 국정 기조 전환보다 국민 체감 정책 구현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 대통령이 경제 성장과 격차 완화를 함께 강조하며 △주택 공급 △일자리 안정 △포용 금융 등 3대 핵심 사회정책에 힘을 싣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청와대는 임 실장이 국민 삶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영역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 방향을 실제 행정으로 구현할 적임자로 보고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 초대 국세청장으로 조세정의 확립에 기여해 불평등의 벽을 낮춰 국민 모두가 더 나은 삶을 누리게 한다는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현장에서 충실히 실천했다는 데 주목한다. 이는 거창한 구호보다 조용하면서도 꼼꼼한 행정 집행을 통해 실제 변화를 만들려는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와 맞닿아 있다.
임 신임 실장에 대한 이 대통령의 신뢰는 당대표 시절부터 이어져온 것으로 전해진다. 새 정부 첫 국세청장으로 발탁한 데 이어 비서실장까지 맡긴 것도 직접 경험하고 성과로 확인한 인사를 중용하는 이 대통령 인사 기조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1기 내각 구성 때도 당에서 함께 일해온 인사들을 대거 중용한 바 있다.
국세청장 시절에도 임 신임 실장에 대한 이 대통령의 신뢰는 수차례 드러났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역대 최고액 체납자인 권혁 시도그룹 회장이 4000억원의 체납액을 완납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박수를 쳐주자"며 치켜세웠다. 지난 5월 SNS를 통해 국세청 체납관리단 성과를 공유하며 "잘하고 계신다"고 했고 지난 4월에는 "의원직을 버리고 국세청장을 맡아준 임광현 청장이 '열일'(열심히 일) 해줘서 감사하다"고도 했다.
풍부한 '당정청' 경험…의원 차출 부담도 덜었다
임 신임 실장이 당정청을 두루 경험한 인사라는 점도 주목된다. 임 신임 실장은 1995년 행정고시 38회로 공직에 입문해 국세청 조사국장, 서울지방국세청장, 국세청 차장 등을 거치며 행정 경험을 쌓았고 참여정부 청와대에서도 근무했다. 이후 비례대표로 22대 국회에 입성해 의정활동을 했으며 국세청장을 맡아 정부 조직을 이끌었다. 임 신임 실장이 이 대통령의 지시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부처 간 입장을 조율하고 정책 추진에 필요한 입법과 예산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여권 일각에선 현역 지역구 국회의원을 차출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정치적 부담도 해소됐다는 시각도 있다. 하마평에 올랐던 지역구 의원을 발탁하면 보궐선거로 이어질 수 있고 선거 결과에 따라 여권이 부담을 안을 수 있어서다.
인재 풀에 한계가 보인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청와대는 지난달 21일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의 사의 표명 후 3주간 후임 인선에 장고를 거듭했으나 결국 현역 기관장을 선택했다. 국세청장이 공석이 되면서 청와대가 새 인물을 찾아야 할 상황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