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를 유예하는 방향으로 사실상 의견을 모았다. 당내에선 과세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미비한 상황에서 시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정은 오는 28일 협의회를 열고 과세 유예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가상자산 과세 유예 여부 등을 논의했다. 의총에서는 과세를 유예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 것으로 확인됐다.
한 민주당 의원은 "가상자산 과세를 유예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들이 나왔다"며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관련 제도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의 성격도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과세할 수 있느냐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과세 유예에 반대하는 의견은 없었다"면서도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등에서 부동산 세제를 비롯한 다른 세제까지 종합적으로 논의해 방향을 정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아쉬움을 표한 목소리는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민주당은 이날 과세 유예를 당론으로 확정하지는 않았다. 당내 의견을 추가로 수렴한 뒤 조속히 방침을 정한다는 계획이다. 전은수 원내대변인은 "(가상자산 과세) 시행까지 60일 정도 남은 만큼 빠른 시일 내에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병도 원내대표도 이날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한 원내대표는 "가상자산 소득 과세 시행을 앞두고 해외 거래 정보 확보가 충분한지, 국내 거래소 이용자에게만 부담이 집중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있다"며 "다양해진 거래 방식에 맞는 세부 기준과 과세를 뒷받침할 기술·정보 체계도 면밀히 점검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제도가 실제 거래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지, 불합리한 부담이 발생할 여지는 없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정은 오는 28일 국회에서 협의회를 열고 가상자산 과세 여부를 논의한다. 회의에는 국회 재경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재정경제부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당의 의견을 어느 정도 모아 정부에 전달하면 다음 주쯤 최종안을 발표하는 형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