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어보드-환노위]정부엔 '송곳 질의'…산재 기업 책임자들은 어디에?

정경훈 기자, 세종=김사무엘 기자, 세종=강영훈 기자
2026.10.28 01:37

[the300][2026 국정감사] 종합감사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이용우·박지혜·김태선·김주영·박정·어기구·박해철·이건태·신정훈·안호영·이학영·곽상언·최기상(민), 이종배·이철규·김소희·김위상·윤재옥·나경원·김기현·박수민·이헌승·김형동(국), 서왕진(조), 정혜경(진), 김정호(민·위원장)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국정감사에서는 여야가 큰 파행 없이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의 전력 공급 문제와 초광역특구법의 근로시간 특례 등을 놓고 정책 질의를 이어갔다. 다만 산업재해·임금체불·인권 침해 등 각종 논란과 관련된 주요 기업 책임자들을 증인으로 불러 따져 묻지 못한 점은 한계로 남았다.

올해 기후환노위 국감에서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질의의 선명성과 구체성이 돋보였다. 노란봉투법의 '교섭 마비' 우려에 대해선 노동위원회의 사용자성 인정 통계(166건 중 150건)를 근거로 반박했다. 포괄임금제 오남용과 함께 근로감독관이 독자적 수사권을 갖고도 대법원 판례와 배치되는 교육자료를 사용하는 문제도 짚었다.

여당이 발의한 초광역특구법의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에 대해 주 60시간 미만 연구개발 노동자의 과로사 사례를 들며 "불필요한 조항"이라고 비판했다. 근로조건을 개별 서면합의에 맡기는 조항은 헌법상 근로조건 법정주의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한 야당 관계자는 "질의 시간을 넘기는 경우가 많았지만, 여당 중 질의 수준이 가장 높았다"고 평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호남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의 실현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한빛원전의 여유 발전량과 태양광·풍력의 실제 공급능력을 따져 전력 부족 가능성을 제기했다. 장흥댐, 주암댐의 물 공급량이 강수량에 따라 들쭉날쭉한 점을 수치를 통해 지적하고, 댐 용도 전환에 필요한 주민 동의 문제도 짚으며 안정적인 용수 공급 대책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특히 근로시간 특례가 일부 초광역특구법안에서 빠진 점을 지적하며 정부가 노동계 반대로 입법을 포기하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자가주사제 폐기 안내 미흡과 낙하산 인사 문제도 다뤘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책을 폭넓고 자세하게 다룬 '육각형 국감'을 진행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에서 박지혜 의원은 석탄발전 우선 가동으로 재생에너지 활용이 제약받는 문제를 짚고, 전력시장 운영규칙 개선과 탈석탄 이행을 촉구했다. 김태선 의원은 DN오토모티브 '킬레이션 주사' 사건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특수건강진단과 관련 처벌의 사각지대를 짚으며 건강권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김주영 의원은 임금체불 문제가 제기된 대유위니아 관계자의 증인 불출석을 문제 삼는 한편, 노동당국이 퇴직연금 체불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점도 지적했다. 박정 의원은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판단과 법원 판결이 엇갈리는 사례를 짚으며 AI 판결 예측 모델 도입과 전문인력·예산 확보를 촉구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16년째 동결된 진폐증 진단수당을 짚으며 처우 개선을 촉구했다. 발전공기업의 저질 유연탄 수의계약 관행을 지적하며 석탄 수급 과정의 불투명한 거래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김위상 의원은 청년 고용과 고령층 일자리를 함께 고려한 '세대 상생 고용연장' 입법을 촉구했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과정에서 노란봉투법에 따른 사용자성 판단, 실제 교섭 책임 사이의 모순점을 지적하며 제도 정비를 요구했다.

김소희 의원은 중앙노동위원회 결정문을 30건 분석해 노란봉투법 시행 후 원청 기업의 산업안전 의무 이행이 사용자성 인정의 주요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며 판단 기준의 개선을 촉구했다. 윤재옥 의원은 한화 계열사의 반복적 중대재해 문제, 호남 산단을 위한 지역 변전소 전용 계획에 따른 전력망 준공 지연 문제를 지적했다.

한편 이번 국정감사에서 기후환노위는 임금체불·부당노동행위·산업재해 등 주요 노동 현안과 관련된 기업 책임자들의 증인 출석을 성사시키지 못했다. '다이옥신 배출' 문제로 배동환 삼표시멘트 대표, '직장내 괴롭힘' 등의 문제로 박형기 군산농협 조합장을 불렀을 뿐이다.

여야는 노동문제와 관련해 DN오토모티브, LS전선, 한화에어로, 태웅 등 기업 책임자의 증인 출석을 요구했으나 실제 출석한 사람은 없었다. 대유위니아 관계자에 대해서는 동행명령장까지 발부했지만 출석시키지 못했다.

이에 대해 김정호 위원장은 스스로 책임을 인정했다. 김 위원장은 "위원장으로서 원만하게 증·참고인 출석 합의를 끌어내지 못한 점은 제 역량이 부족한 탓으로 저를 질책해달라"고 말했다.

한 야당 관계자는 "환노위를 수년간 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여당 간사(최기상 의원)와 위원장 책임이 가장 크다고 본다"고 했다. 야당 간사 김형동 의원에 대해서는 평이 갈린다. 정치권 관계자는 "소수 야당의 협상 카드가 적은 상황은 맞다"면서도 "야당이 마음먹고 부르려 했으면 더 강하게 나갈 수도 있었다"고 했다.

한편 머니투데이 더300(the300) 국감 스코어보드의 평가 기준은 △정책 전문성 △이슈 파이팅 △국감 준비도 △독창성 △국감 매너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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